“큰 도로는 괜찮은데 아무래도 좁은 골목길은 제설이 더디다 보니 넘어질까 겁이 납니다. 당분간 눈이 계속 온다고 해 걱정입니다.”

7일 오전 7시40분께 광주 남구 봉선동의 한 골목길 양쪽에는 밤사이 내린 눈이 쌓여 있었다. 높이는 성인 발목이 묻힐 정도였다.

길 가운데 일부는 차량들이 지나면서 눈이 얼어붙어 있었고, 이를 제외한 곳은 눈이 거의 치워지지 않아 사람들이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겼다.

바퀴 달린 장바구니를 끌던 한 어르신은 중심이 계속 흔들리는지 몇걸음 가다 멈추기를 반복했다.

골목을 지나 버스정류장으로 향하는 인도도 곳곳이 얼어붙어 출근길 시민들을 힘들게 했다.

버스를 기다리던 김모(34)씨는 “평소에는 정류장까지 5분이면 오는데, 오늘은 배 이상이 걸렸다”며 “출퇴근이 걱정이다”고 한숨을 쉬었다.

비슷한 시각 서구 화정동 한 골목길의 상황도 비슷했다. 빗자루를 든 주민들이 집 앞을 쓸거나 제설제를 뿌려 차와 사람이 무리 없이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치워지긴 했으나, 영하권의 추위에 녹지 못한 눈이 얼어붙어 빙판길이긴 마찬가지였다.

이 탓에 차와 사람 모두 조심스럽게 움직였으나, 블랙아이스 등에 미끄러졌는지 헛돌거나 중심을 잃는 경우가 종종 포착됐다.

힘겹게 골목길을 빠져나온 차량들은 비교적 제설이 잘 된 간선도로에 들어서면서부턴 속도를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눈이 계속 내리면서 잔설이 남아있던 간선도로도 얼어붙어 운전자들은 목적지까지 거북이 운행을 이어가야만 했다.

직장인 이모(42)씨는 “큰 도로는 좀 괜찮긴 하지만 경사가 심한 곳은 올라갈 땐 바퀴가 헛돈다”며 “타이어에 체인을 감고 조심히 운전을 해도 눈이 쌓여 있으면 소용이 없어 제설 작업이 말끔하게 됐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광주시와 5개 자치구는 오는 10일까지 최대 20㎝ 이상의 많은 눈이 내릴 것으로 예보됨에 따라 안전사고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특히 이번 눈은 강설 지속 시간이 길어 도로 붕괴·전도 등의 사고가 우려되는 만큼 광주시는 자치구는 물론 경찰, 소방 등과 함께 유기적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고광완 행정부시장은 “이번 주 많은 눈이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바 시민들은 출·퇴근길에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불필요한 실외활동은 자제해 주길 바란다”며 “특히 집과 점포 앞 눈치우기 운동에 성숙한 시민의식을 갖고 적극 동참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주성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