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남구의회 의회운영위원회가 의회 사무국의 ‘의정·홍보’ 관련 예산 70%가량을 삭감해 소속 직원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의정현안 및 의정활동 대민홍보 등의 예산까지 전액 삭감되면서 “주민 알권리를 침해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7일 남구의회에 따르면 의회운영위원회는 지난 10일 제308회 정례회 제2차 의회운영위원회 회의를 열어 남구의회 사무국의 2025년도 세입·세출 예산안을 심사했다.

의회 사무국은 의정과 홍보 관련 세부 사업 예산으로 ▲의회경비 지원(1억7천945만원) ▲의정활동 지원(4천380만원) ▲의정활동 홍보지원(5천550만원) 등 총 2억7천875만원을 세웠다.

이 중 의회경비 지원은 9천53만5천원이, 나머지 두 세부 사업은 ‘전액’ 삭감됐다. 삭감된 예산의 비율은 제출액의 68.1% 수준이다.

이 같은 결정을 내리기 전 의회운영위원회 의원 다수는 긴축 재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창수 의원은 “세수 결손으로 전 기관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데 우리 남구의회는 예외냐”고 지적했다.

이에 의회운영위원회는 의회경비 지원에 편성된 ‘의원 국외여비’나 ‘국제화 여비’ 등 자신들에게 사용되는 금액도 전부 없앴다.

또 의장 표창 상패 제작이나 축기 및 근조기 제작 등 ‘낭비’라고 비춰질 수 있는 예산에 대해서도 ‘0원’으로 심의했다.

다만, 시책추진업무추진비나 의정현안 대민홍보, 의정활동 주민홍보 등 본연의 업무와 관련된 예산까지 전액 삭감되면서 의회 사무국은 크게 술렁이고 있다.

익명의 한 공무원은 “긴축 재정의 필요성은 공감하나 이 정도의 감액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 예산까지 없앴다는 건 사실상 해당 사업을 폐기하라는 취지다. 이는 곧 의정활동 등을 주민에게 알리지 않겠다는 말과도 합치한다”고 토로했다.

또다른 공무원은 “회기 중 삭감된 예산에 대해 소명 기회가 부여됐을 때 의회 사무국장이 ‘필요한 부분인 만큼 일부라도 고려해달라’고 했음에도 ‘(긴축 재정이) 좋은 의도니 받아들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답은 정해져 있으니 그냥 따르라는 말로 느껴져 무력감이 들었다”고 분개했다.

이와 관련, 의회운영위원회 소속 한 의원은 이번 예산 삭감 현상이 개인 감정이 섞인 데 따른 촌극이라고 속사정을 털어놨다.

A 의원은 “일부 의원들은 홍보 예산 전액 삭감에 대해 강하게 반대했으나, 의장파와 반의장파의 갈등이 봉합되지 않은 상황에서 다수결로 인해 이 같은 결론이 내려졌다”고 귀띔했다.

때문에 일부 의회 공무원들은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다는 말을 실감한다”며 “기존 사무국 홍보 활동이 미진했다면 개선을 유도하는 것도 의원들 역할일텐데, 의원들 간 감정 싸움으로 사무국의 손발을 묶는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남구의회 예산결산위원회는 18일 최종 심사를 거쳐 예산을 확정할 예정이다.

/주성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