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급 상황 발생 시 해경의 구조 능력보다 중요한 것이 해양 안전사고 예방입니다.”

취임 1주년을 맞은 김인창(사진) 서해지방해양경찰청장은 지난해 취임사에서 제시한 ‘사고 이후 대응보다 선제적 사고 예방이 중요하다’는 업무 방향에 관련해 세가지 사항을 중요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세가지 중요 정책은 ‘신속한 해양 기상정보 제공’, ‘선박 복원성 확보’, ‘자동조타 운항의 위험성’이다.

김 청장은 9일 “해양경찰은 기상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수시로 급변하는 해양 기상을 정확히 파악해 선박과 어업인들에게 신속하게 전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의 해양사고는 풍랑예비특보와 풍랑주의보가 발효되는 중간 시점에 발생하고 있어 대피 시간이 부족하다고 판단, 광주지방기상청과 한 박자 빠른 예비특보를 발표할 수 있도록 수차례 협의했다.

이와 관련 서해해경청은 위험 해역과 시간대를 미리 파악하고 사전 대피 유도 문자를 전송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김 청장은 “선박 불법 증·개축, 어구 과다적재 등으로 선박의 복원성(수면에 떠 있는 배가 기울어졌을 때 원위치로 되돌아오려는 성질)이 상실돼 전복 사고가 일어나고 있다”며 “특히 요즘 건조되고 있는 섬유강화플라스틱(FRP) 재질의 선박은 철선이나 목선에 비해 가볍고 부력은 좋으나, 어구를 조금만 적재해도 무게 중심이 올라가 전복되기 쉽다”고 전했다.

그는 전복 사고 방지를 위해 불법 증·개축 단속을 더욱 강화하는 한편, 내부 직원과 외부 전문가(KOMSA 등)로 구성된 ‘어선 전복사고 예방 실무 협의체’를 구성해 어선 건조 단계에서부터 복원성 기준을 강화하는 등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 청장은 “주의를 소홀하게 하는 자동조타 운항도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화물선이나 낚시 어선들이 취약 시간대에 자동조타 모드로 운항하다 충돌할 경우 다수의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선제적 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자동조타 운항은 돌발상황에서의 기민한 대처를 어렵게 하고 졸음 운항을 유발해 위험하기 때문에 서해해경청은 선사들과의 협의를 통해 인식을 같이 하고 VTS의 적극적 관제와 홍보물 제작·배포 등으로 선박운항자들을 지속 계도하고 있다.

서해해경청은 예방 중심의 안전 관리 강화를 위해 지난 3월부터 이달 말까지 승선 정원 초과·선박 고박 지침 준수 여부 등 ‘해양 안전 저해 사범 특별단속’을 실시한다. 현재까지 87건을 단속하고 안전 규정 미준수 사항을 점검했다.

또한 선제적 사고 예방 정책을 시행한 결과 취임 후 1년간 6대 해양사고(충돌·좌초·전복·침몰·침수·화재)가 237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72건(23%) 감소하는 성과가 나타났다.

김 청장은 “생활밀착형 서비스 실현을 위해 어선 안전진단, 경비함정 안전 관리 지원 등 어업인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며 “‘신속한 해양기상 정보 제공’과 ‘선박 복원성 확보’, ‘자동조타 운항의 위험성’은 안전한 바다와 선제적 사고 예방을 위해 꼭 유념해야 될 사항”이라고 재차 강조했다./목포=정해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