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희구 박사 漢詩 향기품은 번안시조(549)
이름이 삭탈되어 목어 되어 순식간에 푸대접 당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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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4. 24(수) 19:39 가+가-
還目魚(환목어)[5] - 택당 이식
削號還爲目 斯須忽如遺(삭호환위목 사수홀여유)
賢愚不在己 貴賤各乘時(현우부재기 귀천각승시)
이름이 삭탈되어 목어로 떨어지고
순식간 버린 물건 푸대접 당했는데
귀천이 때에 따라서 달라지고 있다네.
국어학자 조항범도 도루묵이 원래는 ‘돌목’이란 순우리말 이름이 변했다고 어원을 밝혔다. 함경도 방언에서 이 생선을 ‘돌묵어’라 한단다. ‘돌’이란 말은 돌돔, 돌붕어, 돌가자미처럼 이 접두어가 붙지 않은 것보다 흔하고 질이 떨어지며 모양새가 좋지 않은 저급 생선들이고 이는 돌배나 돌미나리 같은 이름에서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잘나고 못난 것이 자기와는 아무 상관없고, 귀하고 천함도 때에 따라 달라진다고 읊었던 시 한 수를 번안해 본다.
이름이 삭탈돼 도로 목어 돼 푸대접을 당했다네(還目魚)로 제목을 붙여 본 율(律)의 5수인 오언율시풍이다.
작가는 택당(澤堂) 이식(李植:1584-1647)으로 조선 중기의 문신이다. 당대의 이름난 학자로서 많은 제자를 배출했던 인물이다. 문명이 높아 전례 없이 정삼품의 품계로서 문형의 자리에 발탁됐으며 신흠, 이정구, 장유와 함께 한문사대가로 꼽히기도 했다.
위 한시 원문을 의역하면 ‘이름이 삭탈되어 도로 목어로 떨어져서 / 순식간에 버린 물건 푸대접을 당했다네 // 잘나고 못난 것이 자기와는 아무 상관없고 / 귀하고 천함도 때에 따라서 달라지네’라는 시상이다.
위 시제는 ‘임금님 돌아가자 다시 목어(目魚)되었네 5’로 번역된다. 비록 임금님이 몽진을 와서 내린 이름이었지만 본래가 맛이 없는 고기이니 백성들의 깊은 사랑을 받을 수 없다. 그래서 ‘은어’(銀魚)라는 고운 이름에서 다시 ‘도로목’(還目魚)이란 이름으로 강등됐다는 시상 주머니를 턴다.
시인은 사람에게만 삭탈관직이란 이름을 붙인가 하더니만, 고기에게도 붙였으니 의인법을 보인다. 은어라는 이름이 삭탈돼 도로 목어로 떨어져서 순식간에 버린 물건 푸대접을 당했다고 했다. 임금님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환대의 틀에서 벗어나거나 그렇지 않을 수 있음을 보이는 상황을 보게 된다.
화자는 이제 도루묵이란 이름이나 고기 맛이 없음이 고기의 탓이 아니라는 생각에 귀착한다. 원래 잘나고 못난 것이 자기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고, 귀하고 천한 것은 때에 따라 달라진다고 했다. 이어지는 6구에는 ‘이름은 그저 겉치레에 불과한 것 / 버림을 받은 것이 그대 탓이 아니라네 // 넓고 넓은 저 푸른 바다 깊은 곳에 / 유유자적하는 것이 그대 모습 아니겠나’라고 해 버림받은 것에 마음 상할 필요가 없음을 떠올렸다.
<시조시인·문학평론가(사)한국한문교육연구원 이사장>
※한자와 어구
削號: 이름이 삭탈되다. 還: 다시. 爲目: 목어가 되다. 斯須忽: 이에 모름지기. 忽: 홀연히. 如遺: 푸대접을 받다. 버림을 받다. // 賢愚: 잘나고 못난 것. 不在己: 자기(도루묵)에게 있지 않다. 貴賤: 귀하고 천하다. 各: 이름 乘時: 때에 따라 다르다. 어느 시대를 타다.
削號還爲目 斯須忽如遺(삭호환위목 사수홀여유)
賢愚不在己 貴賤各乘時(현우부재기 귀천각승시)
이름이 삭탈되어 목어로 떨어지고
순식간 버린 물건 푸대접 당했는데
귀천이 때에 따라서 달라지고 있다네.
국어학자 조항범도 도루묵이 원래는 ‘돌목’이란 순우리말 이름이 변했다고 어원을 밝혔다. 함경도 방언에서 이 생선을 ‘돌묵어’라 한단다. ‘돌’이란 말은 돌돔, 돌붕어, 돌가자미처럼 이 접두어가 붙지 않은 것보다 흔하고 질이 떨어지며 모양새가 좋지 않은 저급 생선들이고 이는 돌배나 돌미나리 같은 이름에서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잘나고 못난 것이 자기와는 아무 상관없고, 귀하고 천함도 때에 따라 달라진다고 읊었던 시 한 수를 번안해 본다.
이름이 삭탈돼 도로 목어 돼 푸대접을 당했다네(還目魚)로 제목을 붙여 본 율(律)의 5수인 오언율시풍이다.
작가는 택당(澤堂) 이식(李植:1584-1647)으로 조선 중기의 문신이다. 당대의 이름난 학자로서 많은 제자를 배출했던 인물이다. 문명이 높아 전례 없이 정삼품의 품계로서 문형의 자리에 발탁됐으며 신흠, 이정구, 장유와 함께 한문사대가로 꼽히기도 했다.
위 한시 원문을 의역하면 ‘이름이 삭탈되어 도로 목어로 떨어져서 / 순식간에 버린 물건 푸대접을 당했다네 // 잘나고 못난 것이 자기와는 아무 상관없고 / 귀하고 천함도 때에 따라서 달라지네’라는 시상이다.
위 시제는 ‘임금님 돌아가자 다시 목어(目魚)되었네 5’로 번역된다. 비록 임금님이 몽진을 와서 내린 이름이었지만 본래가 맛이 없는 고기이니 백성들의 깊은 사랑을 받을 수 없다. 그래서 ‘은어’(銀魚)라는 고운 이름에서 다시 ‘도로목’(還目魚)이란 이름으로 강등됐다는 시상 주머니를 턴다.
시인은 사람에게만 삭탈관직이란 이름을 붙인가 하더니만, 고기에게도 붙였으니 의인법을 보인다. 은어라는 이름이 삭탈돼 도로 목어로 떨어져서 순식간에 버린 물건 푸대접을 당했다고 했다. 임금님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환대의 틀에서 벗어나거나 그렇지 않을 수 있음을 보이는 상황을 보게 된다.
화자는 이제 도루묵이란 이름이나 고기 맛이 없음이 고기의 탓이 아니라는 생각에 귀착한다. 원래 잘나고 못난 것이 자기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고, 귀하고 천한 것은 때에 따라 달라진다고 했다. 이어지는 6구에는 ‘이름은 그저 겉치레에 불과한 것 / 버림을 받은 것이 그대 탓이 아니라네 // 넓고 넓은 저 푸른 바다 깊은 곳에 / 유유자적하는 것이 그대 모습 아니겠나’라고 해 버림받은 것에 마음 상할 필요가 없음을 떠올렸다.
<시조시인·문학평론가(사)한국한문교육연구원 이사장>
※한자와 어구
削號: 이름이 삭탈되다. 還: 다시. 爲目: 목어가 되다. 斯須忽: 이에 모름지기. 忽: 홀연히. 如遺: 푸대접을 받다. 버림을 받다. // 賢愚: 잘나고 못난 것. 不在己: 자기(도루묵)에게 있지 않다. 貴賤: 귀하고 천하다. 各: 이름 乘時: 때에 따라 다르다. 어느 시대를 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