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용 오리 2만2천여마리를 사육하는 고흥의 한 농장에서 고병원성 H5형 조류인플루엔자(AI) 항원이 검출됐다. 올 겨울 첫 사례다.

전남도는 고흥만 인근에 위치한 농장 주변 도로 등이 감염된 철새 바이러스에 오염된 상태에서 유입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선제적으로 살처분했다. 또 36시간 일시이동중지 및 소독을 실시했다. 감염축 조기 색출을 위해 전체 오리농장 219호에 대해서도 일제 검사를 추진한다. 아울러 도내 계열사 4개소와 긴급 회의를 개최하고 차단방역 상황을 점검, 조기 출하 등을 당부했다.

정부는 이달 초 전북 전주시 만경강 중류에서 포획한 야생 조류(홍머리오리)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진됨에 따라 위기 단계를 ‘주의’에서 ‘심각’으로 격상했다. 과거 사례에 비춰 야생조류에 이어 얼마 지나지 않아 가금농장에서도 발생, 전국에 위험 요인이 있는 것으로 보고 대응해왔다. 특히 우리나라와 철새 이동 경로가 유사한 일본에서도 최근 산란계 농장에서 3건이 확인됐다. 환경부에 따르면 11월 기준 겨울 철새 개체 수는 98만5천마리로, 최대 도래하는 12-1월 157만마리 대비 62.7% 수준이다. 엄중한 국면이다.

모기 등 흡혈곤충에 의해 전파된 소 럼피스킨병으로 홍역을 치른 지가 엊그제다. 제1종 가축 전염병으로 전국의 모든 소를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완료하면서 주춤했다. 그런데 수출까지 가능해진 상황에서 이번에 AI가 덮쳤다. 신속하고 빈틈없이 통합 방역을 시행했으나 허망하게 뚫리고 말았다. 축산농가의 고단함이 이만저만이 아니지만 ‘내 농장은 내가 지킨다’는 각오를 해야 한다. 지난 겨울 전남은 9개 시·군 30곳에서 282만마리를 살처분했다.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시 총력으로 임해야 한다.

지금은 어디서든 AI 발생 가능성이 높다. 농가에서는 폐사 증가·산란율 저하 등 의심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기관에 즉시 신고해야 한다. 예방과 확산 방지를 위해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