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5월 광주에서 희생한 이들의 아픔을 모두가 기억하고, 그 정신을 계승할 수 있기를 한 마음으로 바랍니다.”

23일 오후 4시께 광주 남구 효천역 광장. 광주 남구가 5·18민주화운동 43주년을 맞아 마련한 ‘2023 송암·효천 5·18 추모문화제’에 참여하기 위해 학생과 시민, 관계자 등 100여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번 행사는 5·18 당시 송암동·효천역 일원 민간인 학살사건으로 무고하게 희생된 주민들의 넋을 기리고, 사건의 진상과 오월 정신을 구민들에게 널리 알리는 동시에 그들을 기억하기 위해 ‘그날의 기억을 잇다’라는 주제로 개최됐다.

행사는 김병내 남구청장, 이조훈 영화감독, 민판기 효천민주인권포럼 이사장, 5·18 희생자 유족 및 주민 등이 참가한 가운데 1부 추모식과 2부 문화제 순으로 진행됐다.

추모식에서는 식전공연, 국민의례, 경과보고, 추모사,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등이 이어졌고 문화제에서는 퍼포먼스, 색소폰 앙상블, 창작무용, 민중가요 등이 펼쳐졌다.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순서가 되자 자리에 앉아있던 이들이 일제히 일어나 주먹을 불끈 쥐고 오월의 상처를 치유하듯 함께 노래했다.

또 연극인 이세상(가명)의 1980년 5월 광주이야기를 담은 퍼포먼스와 색소폰 앙상블 반올림의 다양한 라이브 공연 등은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좋은 반응을 이끌었다.

행사장 주변에는 사진으로 만나는 5·18 이야기 사진전, 나눔과 연대의 5월 주먹밥 등 다양한 행사부스가 마련돼 학생과 시민들로 북적였다.

조은채(16·여)양은 “5·18을 직접 겪은 세대가 아니지만, 당시 시민들이 민주주의를 지키키 위해 희생했다는걸 알고 있다”며 “5·18 추모문화제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이를 기억하고 저 또한 아픈 역사가 잊혀지지 않도록 후배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마음에 참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상영된 영화 ‘송암동’도 큰 호응을 얻었다. 1980년 5월 광주 송암동-효천역 일대에서 벌어진 민간인 학살의 실체와 배후를 추적하는 영화로, 당시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에 영화를 보던 시민들이 수차례 탄식하기도 했다.

김병내 남구청장은 “80년 5월 그날의 광주는 우리 현대사에서 가장 슬프고 아픈 역사 현장이었다”며 “그들의 죽음이 잊혀지지 않고 우리 미래세대들이 함께 기억할 수 있도록 오늘 이 자리가 오월 영령을 기억하는 교류의 장이자 함께 연대해 나가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추모했다.

/주성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