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연구원 지역현안 제언]고사위기 지역 소극장 살리기 묘안 필요하다 / 민인철
2022. 12. 20(화) 19:24 가+가-

민인철 창의문화관광연구실장

올해 광주·전남지역 소극장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지역 소극장 대표들과 인터뷰를 진행할 기회가 있었다. 기초공연예술의 주춧돌 역할을 해온 지역 소극장들이 코로나 전염병이 시작된 이후 극장 운영에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 소극장이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정책방안을 현장 조사를 통해 고민해보고자 하는 목적이었다.

소극장은 주민들이 가장 밀접하게 문화예술을 접할 수 있는 공간이며 지역의 젊은 예술인들이 창작활동을 경험할 수 있는 그야말로 풀뿌리 예술 창작 산실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공연장의 문턱을 낮춰 지역민들의 문화향유 제고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지역 소극장은 현재 지역 문화예술지원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초공연예술 장르 활성화에 있어 매개자 역할을 담당하는 지역 소극장에 대한 지자체 차원의 중장기정책 방안이 수립돼 있지 않아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동안 지역 소극장에 대한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지원정책이 대부분 일회성으로 이루어졌고, 소극장에 대한 실태를 토대로 지원정책이 수립되지 않은 측면이 있다.

광주·전남지역에는 지역 극단이 운영하는 소극장을 포함해 20여개 내외의 소극장이 등록되어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100석 미만의 객석을 갖고 있는 극장이 다수이며, 시설 또한 열악해 극장 대표들의 헌신적인 노력에 의해 유지되고 있는 실정은 현재 지역 소극장이 처한 상황을 극명하게 보여 준다.

한편 그동안 지역 소극장들이 기획보다 대관 위주 운영, 지원사업에 대한 과도한 의존으로 자기 색깔이 옅어져 정체성의 약화로 이어지는 등의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점이 지적되었다. 특히 소극장이 생존하기 위해 극장 운영 방식에 대한 변화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지역 소극장이 생존하기 위해 필요한 공공영역의 정책지원 및 소극장 자체적으로 펼쳐야 할 자구적 노력은 무엇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몇 가지 정책방안들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기초공연예술의 산실로서 소극장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대되어야 한다. 지역 차원에서 기초예술 인력 양성을 위한 중간다리 역할을 하고 있는 소극장을 살려야 한다는 공감대가 이루어져야 한다. 소극장이 사라지면 복원을 위한 사회적 비용이 엄청나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둘째, 소극장 운영자의 극장 운영 마인드 제고도 요구된다. 주먹구구식 소극장 운영에서 탈피해 소극장 경영에 필요한 운영 마인드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무엇보다 지역 소극장에 대한 지원정책이 강화되기 위해 지역 자치단체 담당자들의 소극장에 대한 인식 및 이해도 제고가 우선되어야 한다. 지역 소극장이 기초공연예술 활성화에 있어 실핏줄 같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인식 확대가 필요하다.

넷째, 소극장이 지역에서 견뎌낼 수 있는 지역 커뮤니티와 거버넌스 체계가 더욱 강화될 필요가 있다. 지역민들이 찾는 소극장이 되기 위해 지역공동체와 결속하는 거버넌스가 굳건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 지역 소극장을 살리기 위한 민간과 관의 협치가 절실하다.

다섯째, 소극장 스스로 자생력을 기르기 위한 자체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지원사업에 과도하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살아남을 수 있는 작품기획, 제작 등 역량 제고에 힘을 쏟아야 한다. 이를 위해 독특한 ‘색깔과 성격’을 지닌 특화된 레파토리 공연을 통해 소극장을 특성화 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극단 운영을 위한 월별, 분기별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소극장의 장기적 운영 비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지역 소극장 제작자들간 네트워크 및 작품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소극장간 협업 체계를 강화할 필요도 있다.

끝으로 지역 소극장 활성화 지원 조례 제정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 지역 소극장 지원을 위한 명확한 목적 및 구체적 지원 내용이 담긴 조례 제정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가칭 ‘지역 문화예술공연 활성화를 위한 소극장 활성화 지원 조례’ 제정을 통해 소극장 문화예술공연 작품 제작 및 홍보 지원, 소극장 문화예술 공연 제작, 시설개선 및 대관료 지원 등 소극장 활성화를 위한 기타 지원내용을 조례에 담아 지역 소극장들이 생존할 수 있게 법·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지혜를 모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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