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군이 주민자치 활성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지역 현안을 함께 고민하고 대안을 찾는 주민자치회가 주목받고 있다.

해남군은 17일 “지난해 삼산·북평·북일·계곡·황산 등 관내 5개 면 주민자치회가 출범한 데 이어, 현산·옥천·산이 등 3개 면이 행정안전부로부터 주민자치회 시범 실시 추가 지정을 받아 창립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은 해남읍을 비롯한 나머지 6개 읍·면도 연내 주민자치회를 창립할 계획으로 14개 읍·면 전체의 주민자치회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황산면 주민 18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황산중학교 체육관에서 주민총회가 열렸다.

주민총회에서는 지역에서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5대 의제를 투표를 통해 선정하고 주민자치회를 중심으로 실현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날 주민들은 “폐농약병은 환경 오염의 원인이며 위험하기도 해서 따로 수거함이 있었으면 좋겠다”, “어른들이 일나가고 나면 방과 후 아이들을 돌보기가 힘든데 시골에도 놀이카페가 생겼으면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주민총회는 지역 문제 해결을 위해 주민들이 공감하고 주체로서 참여 가능한 자치계획을 스스로 결정하는 공론장으로 주민 주권을 실현하는 주민자치의 꽃이다.

황산면 주민자치위원회는 해남군에서 자체 실시한 읍·면 장기발전계획 수립 공모사업을 통해 2020년부터 주민 교육과 자원 조사 등을 실시해 지역 특성에 맞는 의제 계획을 발굴해 왔다.

지난해에는 주민자치회가 출범하면서 본격적인 주민자치활동에 돌입, 이번 주민총회를 통해 지역의 과제를 주민 스스로 해결하는 주민자치의 첫 발을 뗐다.

군은 주민자치회 시범 설치·운영을 위한 조례를 제정하는 등 주민자치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관련 법제화와 함께 자치활동가 양성 교육 등 주민 역량 강화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주민자치 기반이 조성되고 주민자치회 활동도 활발해지면서 읍·면 별 자치모델도 속속 성과를 드러내고 있다.

북일면의 작은학교살리기 캠페인을 통해 학생 포함 21가구, 94명이 실제 북일면으로 전입하는 성과를 거뒀으며 올해는 현산·계곡면으로 확대 실시된다.

지역 내 문화유적지와 역사를 지키기 위한 현산면 역사탐방, 마을과 학생·어른이 함께 교육을 만드는 북평면 마을교육공동체, 취약계층 사회적경제 모델을 구축하는 옥천면, 마을 모두가 공동체를 이루려는 마산면, 지역특산물 레시피를 통해 지역을 살리고자 하는 산이면 등 해남형 자치모델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오는 24일에는 산이면, 4월15일에는 옥천면에서 주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해남군은 2022년 ESG 윤리경영을 군정 비전으로 설정해 분야 별 역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소통·협치를 기반으로 한 거버넌스 구축은 지속가능한 군정 발전 핵심 요소로 꼽힌다. 군은 투명·공정 등 ESG 윤리경영의 정책과제 실현을 통해 땅끝해남에서 명실상부한 주민자치시대를 활짝 열 방침이다.

명현관 군수는 “올해는 주민 참여 확대와 질적 성장을 도모하는 주민자치 원년이 될 것”이라며 “더 많은 주민이 공감하고 누구나 참여해 권리를 누리는 성숙한 주민자치 정착을 위해 행·재정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해남=박필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