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군의 한 염소 축산 농가가 인근 대규모 한우 축사 공사현장에서 발생하는 분진과 소음으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염소 농가는 한우 축사 건축 관련 특혜 의혹을 제기하며 광주지검 순천지청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염소 축산농가를 운영하는 A(62)씨는 24일 “보성군이 조례를 개정하면서까지 지붕에 태양광 설치가 가능한 한우 축사 건축을 지원하고 있다”며 “불가능했던 한우 축사 신축 허가 신청이 가능해짐에 따라 고발인과 인근 주민 민원에도 불구하고 허가 처분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A씨는 보성군 회천면 일원에서 2016년부터 4만9천500㎡(1만5천평)의 땅에 염소 800여 마리를 사육해 왔다. 여러 동의 축사와 축사관리동, 일반주택이 포함됐다. 하지만 1년여가 지나면서 인근에 태양광사업을 위한 부동산 매매가 이뤄지고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한우 축사 건축을 위한 토목공사가 진행돼 건설 장비 등에 의한 소음·분진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A씨에 따르면 축사의 염소들이 새끼를 낳을 시기에 새끼가 죽거나 다른 장소에서 새끼를 낳으면서 추위에 8마리가 한꺼번에 얼어 죽는 일도 발생했다. A씨는 인근 공사장을 원인으로 지목하면서 사비를 들여 소음을 측정했으며 법원에 증거로 제출하고 공사 중지 가처분 신청을 낸 상태다.

또 공사를 위한 가설 방음벽의 허술함을 지적하면서 소음측정치에 따라 높이를 3m 이상으로 법 규정에 따라 조정해 줄 것을 관계기관에 요구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보성군과 의회의 조례 개정으로 대규모 한우 축사 건축 공사가 이뤄진 것으로 보고 축사 건축 과정 전반에 대한 검찰 수사를 요구했다.

A씨는 변호인을 통해 최근 순천지청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A씨는 고발장에서 보성군이 2017년 3월과 2020년 9월 등 ‘가축사육 제한지역에 관한 조례’를 2차례 개정하면서 한우 축사 신축 허가를 지원했다는 의혹과 함께 세계적으로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보성군의 규제는 완화되는 방향으로 허가를 내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여러 차례 군청을 찾아가 항의하는 과정에서 40여일간 군청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고 군수에게 1차 57명, 2차 94명의 주민 동의를 받아 축사 건축 반대 탄원서를 제출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보성군 관계자는 “영산강청에서 보완 지시를 하라는 내용에 따라 한우 축사 건축주에게 인근 염소 축산농가의 피해 대책을 강구할 것을 권고했으나 원활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 같다”며 “현행법상으로 제재할 방법이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감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한우 축사 신축 허가를 지원하기 위해 가축사육제한지역에 관한 조례를 개정했다는 A씨의 주장은 개인의 의견일 뿐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보성=임병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