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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병원 농협 중앙회장
“농협 존재가치 ‘농가소득 5천만원 달성’ 역량 집중”
이념중앙교육원 설립 조합 정체성 확산 ‘메기 역할’ 강조
농작업 기계화·로컬푸드직매장·농촌태양광 등 사업 속도
4차 산업혁명 신기술 영농현장 접목 성장동력 확보 지원

2019. 11.26. 19: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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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68) ▲전남대학교 농업경제학과 박사 ▲남평농협조합장(13-15대) ▲NH무역 대표이사 ▲농협양곡 대표이사 ▲국제협동조합농업기구(ICAO) 회장 ▲국제협동조합연맹(ICA)글로벌 이사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
대담=오성수 편집국장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은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나주 출신으로 남평농협 조합장(3선)을 역임한 후 중앙회장에 출마해 3번 만에 당선됐다. 농도 전남 출신으로 농협중앙회장에 오른 것은 58년만이다. 김 회장은 취임 후 ‘농협의 존재 이유는 농민’이라며 모든 사업의 중심을 농민과 농촌에 뒀다.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통해 농협의 개혁은 물론 ‘농가소득 5천만원 달성’에 주력해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농가소득 5000만원 달성’에 주력하고 있는데 성과와 의미는.

-그동안 농업·농촌과 농업인은 우리나라의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뒷받침하는데 묵묵히 희생했지만, 산업화 과정에서 소외되면서 소득수준은 도시근로자의 약 60% 수준에 불과하다. 즉 지난 2017년 기준 농가소득은 3천824만원으로 도시근로자 평균소득 5천967의 절반을 조금 넘는데 그치고 있다. 그런데 소득안정은 농업인들이 농촌을 지키며 걱정없이 농사에 전념하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그래서 ‘농가소득 5천만원 달성’을 농협의 존재가치로 삼고 조직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처음에는 이전에 누구도 언급하지 않은 ‘농가소득’을 목표로 세운 것에 대해 비판도 많았다. 그러나 일단 목표를 수립하고 둠벙을 파 놓으니 여기저기서 농가소득을 높이는 아이디어가 모이고 있으며, 나름대로 성과가 있다. 기간내 달성은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중요한 것은 소득이 매년 빠르게 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5월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8년 농가소득은 4천207만원으로 전년대비 383만원(10%)증가했다. 지난 2005년 3천만원 달성 이후, 13년 만에 4천만원을 돌파한 셈이다. 농협은 소득 증대를 위해 농작업 기계화와 로컬푸드직매장, 농촌태양광 등 새로운 소득증대 사업추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가 WTO 농업부문 개도국 지위를 포기하면서 농업이 벼랑 끝에 몰렸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한 입장과 향후 대책은.

-우리나라는 1995년 1월 WTO 출범 이후 농업분야에서 개도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정부가 여러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겠으나, 기상재해, 국산농산물 소비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업인에게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다.

당장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고 하지만, WTO 차기협상 타결시 관세와 보조금 감축으로 농업에 큰 피해 예상된다. 농협은 농업생산자 단체로서 어려움에 처한 농업인들의 목소리를 적극 대변할 계획이다. 지난 10월에는 농정통상위원회 조합장 40명 명의로 ‘WTO 개도국 지위 미리 포기 반대’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전국의 조합장 등으로 구성된 농정통상위원회를 중심으로 농업예산과 공익형직불제 확대 등을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적극 설득해 나갈 계획이다.

▲회장 취임 후 가장 보람있게 생각하는 성과와 임기내 반드시 달성하고 싶은 목표는.

-가장 보람있는 것은 10만 임직원의 가슴에 협동조합 정체성과 농심(農心)이 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농협은 그동안 고리채 해소, 우수한 농축산물 공급, 농촌복지 증진 등 많은 역할을 해왔음에도 농업인과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한면도 있다. “신용사업에 치중한다, 직원의 배만 불리고 있다”는 비판도 많다. 군대식 조직문화와 관료주의라는 지적도 있다. ‘농업인을 위한 조직’이라는 정체성을 소홀히 하고, 존재 목적과 목표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체성을 상실하면 세계적인 협동조합도 망할 수 있다. 캐나다 최대 밀 생산자협동조합인 SWF는 협동조합 교육 부족 등으로 주식회사 전환 후 2005년 파산했다.

개인적으로 임직원에게 農心과 협동조합 DNA를 심어주기 위해 2016년 3월 취임과 동시에 이념중앙교육원을 설립, 협동조합의 정체성을 퍼뜨리는 ‘메기 역할’을 강조한 이념교육에 치중했다.

처음에는 업무도 바쁜데 무슨 교육이냐며 반대도 있었지만 지금은 교육만족도도 높고, 농협이념 인식수준과 근무태도가 향상되는 등 긍정적 변화들이 생겨나고 있다. 교육 후 근무태도가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소통력과 사명감 등이 높아졌다는 응답 결과가 있다. 남은 기간동안 농협을 농업인을 위해 꼭 필요한 조직으로 만드는데 혼신을 다하겠다.
오성수 편집국장(왼쪽)과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대담을 하고 있다.

▲청년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로서의 농업’에 대한 비전을 제시한다면.

-청년 일자리가 매우 심각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4월기준 청년실업률은 11.5%, 청년실업자는 50만7천명에 육박한다. 그러나 농업분야는 청년들을 필요로 하고, 청년들이 꿈을 펼칠 기회가 많지만 외면받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분명한 것은 ‘농사는 힘들고, 농촌생활은 불편하다’는 인식들이 많지만, 농업은 미래가 더 유망한 블루오션산업이다. 먹거리를 생산하는 농업은 다른 산업으로 대체가 불가능하다.

짐 로저스는 “한국의 청년농 5명을 소개시켜주면 투자하겠다”며 한국농업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기도 했다. 농업의 중요성은 세계적인 추세다. 세계 농식품시장 규모는 약 6조3천억 달러로 IT(3.6조), 자동차(2.1조) 시장을 합한 것보다 크다. 게다가 농업은 정년이 없는 평생직장으로, 남의 눈치 보지 않고 ‘갑의 인생’을 사는 직업이다.

정부와 농협이 청년농업인 육성에 적극적인 지원을 하는 지금이 농업·농촌에 정착할 최고의 기회라고 본다.

▲농업이 타 산업에 비해 상대적 홀대를 받았다는 이야기가 많은데, 이에 대한 견해는.

-국내 산업을 종합적으로 볼때 수출주도 제조업 중심의 경제성장 정책으로 농업부문이 일부 위축된 것은 아쉬움이 있다. 잘 아시는 것처럼 자동차나 전자, 화학 등 주력산업의 제품 수출 확대를 위해 시장개방 추진은 가속되고 있다. 현재 15건의 FTA(자유무역협정)를 52개국과 체결하고 있다. 이로 인해 농산물 수입이 증가하면서 국내농업이 위축되고, 농업-비농업 간의 성장격차 심화되고 있다.

이에 정부에서도 다양한 농업 정책을 추진중이지만 농업정책의 효과는 장시간에 걸쳐서 나타나는 만큼 정부가 계속해서 농업·농촌에 관심을 갖고 지원해 줘야 한다. 아울러 농업이 국가 중심산업으로서 정부의 인정을 받으려면 농업의 가치를 국민들께서 공감하고 지지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농업에도 4차산업혁명의 바람이 거세다. 이런 흐름에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선 어떤 방안이 마련돼야 하는지.

-4차 산업혁명은 농업·농촌과 농협에도 중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농업)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 기술 등이 농업에 접목돼 스마트팜, 농사용 로봇·드론이 활성화 되면 농촌고령화와 일손부족 해결에 도움이 되고 있다. 이에 농협은 스마트팜과 드론 등 신기술이 영농현장에 원활히 접목될 수 있도록 지원중이다.

또 디지털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2017년 4월 ‘범농협 4차산업혁명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운영중이다. 추진위에서는 범농협 계열사간 정보공유 및 사업발굴 등 공동대응을 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농협의 디지털 전환 가속화와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NH디지털 혁신캠퍼스’를 오픈 했다. 앞으로도 4차 산업혁명시대의 농업·농촌 지속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R&D 역량 제고 등 연구기능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방침이다.

▲농산물 수급조절이 잘 되지 않으면서 가격도 불안정해지는 일이 매년 되풀이 되고 있다. 대책은.

-농산물 수급 불안으로 인한 가격불안정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 농산물의 공급 및 가격안정을 위해서는 파종단계부터 생육, 수확까지 모든 과정에 걸쳐 계획적인 수급조절이 필요하다. 즉 적정 수준의 면적이 재배되도록 유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농협은 이를 위해 2017년부터 ‘원예관측 정보팀’을 신설해 운영중이다. 또 출하기 생산과잉이 예상되는 경우 빠른 시간내에 시장이 반응할 정도의 과감한 시장격리 조치를 하고 있다. 그러나 농협의 역할만으로는 이를 해결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정부는 물론 농업인들의 적극적인 참여도 중요하다.

▲지역민들께 한마디 하신다면.

-농협이 존재하는 목적은 결국 농민을 위함이다. 그래서 농협회장에 취임해 농가소득 5천만원 달성에 주력했다. 농업은 국민 먹거리를 책임지는 생명산업으로 농업의 뒷받침이 없이는 어떤 산업도 발전할 수 없다. 방식의 변화는 있어도 사라질 수 없는 산업이 농업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대한민국 농업·농촌과 농업인의 소중함을 국민에게 알리는데 적극 앞장설 각오다. /정리=문철헌 기자

/사진=김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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