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의 대표 항구 도시로 명성을 떨쳤던 영산포의 옛 영광을 되찾기 위한 지역 주민들의 화합 행사가 올해 첫 개최돼 지역민과 출향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6일 나주시와 영산포의 날 제정 추진위원회에 따르면 오는 9일 오후 2시 영산포여자중학교 강당에서 지역구 의원인 손금주 국회의원과 강인규 나주시장을 비롯한 지역민과 출향 향우 등 500여명이 참석해 ‘영산포의 날 제정 기념식’을 개최한다.

이번 기념식은 영산동, 이창동, 영강동 3개 동 주민들이 ‘영산포’ 주민으로 하나 된 날을 기념, 동민과 향우가 화합과 자긍심을 바탕으로 영산포의 옛 영화를 재조명하고 지역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마련됐다.

기념식은 나주시립합창단, 팬울림공연, 옛 영산포 사진을 담은 추억의 영상 상영 등 식전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기념식 선언, 개회사, 시정발전 유공시상, 경품 추천 등 순으로 펼쳐진다.

부대 행사인 영산포 추억의 사진전, 3개 동별 기념품 증정식과 본 행사 이후에는 행사 추진위와 출향향우들의 영산강 황포돛배 승선체험도 각각 진행된다.

과거 영산포는 조선 초기 영산강의 수운을 이용, 한반도 남부지방의 전세를 거둬 영산창에 모았다가 서울로 다시 운반하는 조운 기능을 수행했다. 내륙 수운의 중심지로 밤낮 없이 문전성시를 이뤄 한때 인구가 3만명에 웃돌 정도로 특유의 내륙포구 문화를 형성해 번영을 누렸다.

번영의 이면에는 1900년대 초 일제강점기 수탈로 인한 근현대 아픔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영산포 일대에는 일본식 건물들이 잔존해 있는데 나주평야에서 생산된 쌀 수탈 거점이었던 동양청식주식회사 문서고와 조선식산은행, 일본인 지주가옥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경관은 당시 지역민들의 문화,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귀중한 역사문화 자산으로 활용되고 있다.

과거 찬란했던 영산포에 댐 건설이 시작되고 물길이 막히면서 뱃길을 따라 오가던 사람들의 발길이 끊겨 포구 기능을 완전히 상실하게 됐다.

현재는 3개 동 통합 인구 1만명이 채 되지 않아 포구 번영도시의 옛 영화를 되살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기준 영산포의날제정추진위원장은 “고향 영산포가 더 이상 쇠락의 길을 걷게 놔 둘 수 없어 뜻있는 분들과 마음과 힘을 합쳐 영산포의 날을 제정했다”며 “이번 기념식 행사를 시작으로 영산포 도약의 지렛대로 삼아 지역 발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 위원장은 “영산포가 옛 번영의 새 시대를 맞이하려면 혁신산업단지와 공동주택단지를 영산포에 건립하는 등 홍어를 중심으로 한 먹기리와 황포돛배 같은 관광 상품을 조화롭게 발전시켜 관광객들이 먹고 즐길 수 있는 문화 콘텐츠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비전을 제시했다./나주=정종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