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 서해에서 난파한 선박들에서 나온 해남청자를 한자리에서 선보이는 전시가 마련된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소장 이귀영)는 오는 9일부터 10월13일까지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해양유물전시관(목포)에서 해남청자를 소개하는 특별전 ‘고려난파선, 해남청자를 품다’를 연다.

이 전시는 고려시대 해남청자 운반선인 ‘군산 십이동파도선’을 수중발굴 15년 만에 공개하는 전시로, ▲1부 서남해 바닷길, 해남청자를 품은 고려난파선 ▲2부 해남청자의 바닷길 유통 ▲3부 고려의 소박한 그릇, 해남청자 ▲4부 고려 사람들의 삶에 스며든 해남청자 등 4가지 주제로 구성된다.

1부와 2부에서는 ‘군산 십이동파선’과 ‘완도선’, ‘태안 마도 1호선’ 등을 소개하고, 이 세 척의 고려 난파선에서 출수된 해남청자 2천500여점을 선보인다.

3부와 4부에서는 해남지역을 비롯한 시흥과 용인, 인천, 부산지역 청자가마터 그리고 고려 시대 생활유적과 무덤, 제사유적 등 생산지와 소비지 유적에서 출토된 해남유형의 청자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최남단 땅끝 ‘해남’은 서해와 남해로 바닷길이 열려있는 천혜의 땅이다. 고려 시대에는 강진보다도 더 많은 청자 가마가 운영됐던 최대 규모의 청자 생산지였으며, 11세기부터 13세기까지 300여년 동안 명맥을 유지했다. 소박한 멋의 녹갈빛 그릇은 당시 고려에서 크게 유행했으며, 바닷길을 통해 각지의 소비지로 유통됐다. 1992년과 2017-2018년 이뤄진 발굴조사로 수많은 가마터와 유물이 출토되었으며 해남 진산리 청자요지(사적 제310호)와 해남화원면청자요지(전남도 기념물 제220호) 등 가마터들이 문화재로 지정됐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1983년부터 지난해까지 완도, 군산 십이동파도, 태안 마도, 진도, 영광 낙월도 해역 등에서 해남청자 4만여점과 이를 선적한 난파선 3척(완도선, 십이동파도선, 태안 마도1호선)을 인양하는 성과를 거뒀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특별전 ‘고려난파선, 해남청자를 품다’로 지난 40여년간 바다와 육지에서 이뤄진 해남청자 발굴조사와 연구 성과를 국민과 나누려 한다”며 “전시를 통해 해남청자의 생산과 바닷길 운송, 소비 양상을 이해하고, 그 가치를 새롭게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목포=정해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