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망울 속에 봄이 있다 맵찬 바람 속에서도 맺힌 기다림 먼 곳에서 따스함 싣고 오느라 얼굴이 노랗다 …

왼팔의 안 팔꿈치 푸른 대정맥 피검사 때 주사기로 빼가는 핏줄 노란 고무줄을 팔의 위쪽에 묶고서 주먹을 꼭 쥐…

나이 칠십에 처음으로 요가 교실을 찾았다. 그동안 이름 붙일만한 운동이라고는 해본 적이 없는지라 이미 굳어버린 몸에…

사라지는 것은 기억이 아니다. 잊을 수 없는 그날 그 기억들 흩어지는 것은 기억이 아니다. 가슴에 새겨…

컴퓨터 한글에 있는 글씨체에 추사체는 없다. 붓 일천 자루를 몽당붓으로 만들고 벼루 열 개를 …

내 고향 강진 4월의 들판은 춤추는 연둣빛 바다 청보리밭 떠꺼머리 사내들 보리피리 불던 언덕 하얀 구름…

무슨 생각 저리도 깊어 미동도 없이 뉘 기다리듯 학수고대 반문하고 있는 것일까 내면의 사유 다독이는 한 마…

푸른 잎, 자줏빛 색깔 하나 섞이지 않은 하야디 하얀 꽃버무리가 내 눈 밑에 펼쳐져 있다. 구름이 뭉게뭉게 피어오른…

길가에 버려진 화분이 나를 본다 화분을 움켜쥐고 안간힘을 다하던 상추 꽃대엔 보타진 허리뼈에 한 모금의 애탐이 …

입춘날 문밖 나설 때 내게 보이던 것은 나뭇가지 차디찬 휘파람 소리 전율에서부터다 산자락 나뭇가지들 유연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