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쿨렐레 그거 자그마하니 소리가 참 예쁜거야. 친구들이랑 띵가띵가 치는 재미가 아주 쏠쏠했어.”

65세 이상 여수 지역 어르신 16명이 참여한 음악 프로그램 ‘오작교’가 약 1년간의 여정을 마무리하며 따뜻한 울림을 남겼다.

여수 문수종합사회복지관은 최근 전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하 전남 사랑의열매) 지원으로 운영한 ‘음악으로 세상을 잇는 오작교’ 실버 프로그램 성과보고회를 가졌다.

사회적 고립과 우울감을 겪는 어르신을 대상으로 한 오작교는 음악 활동을 매개로 자아 효능감을 높이고 사회적 관계망을 회복하도록 돕는 프로그램으로, 올해 2월 참여자를 모집해 3월부터 본격 운영됐다.

사회적 고립 상태에 익숙한 어르신들이 많아 초기 모집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복지관 관계자들이 직접 찾아가 설명하고 설득해 16명이 모였다.

이들 중 남성은 ‘음악하는 신사(견우)’팀으로 우쿨렐레를, 여성은 ‘음악하는 숙녀(직녀)’팀으로 오카리나를 배우며 매주 1회, 총 28회에 걸쳐 수업에 참여했다.

처음에는 악기가 낯설고 연주가 서툴러 망설이던 어르신들도 점차 서로의 박자에 맞춰가며 자연스럽게 어울렸다.

프로그램 후반에는 배운 실력을 지역사회에 나누는 기회가 주어졌다.

어르신들은 여문텃골문화축제와 둥둥골 어울림 한마당 등에서 총 3차례 무대에 올라 연주와 노래를 선보였다.

프로그램 참여자 원청자(81·여)씨는 25일 “처음엔 뭘 이런걸 하나 싶었지. 근데 우쿨렐레 소리와 친구들 웃음소리에 외로웠던 마음이 스르르 녹았다”며 “이 나이에 다시 설레는 날이 올 줄 몰랐다”고 웃었다.

장용석(75)씨도 “퇴직 후 무료한 나날을 보내다 친구 권유로 참여했는데, 어릴 적 악기 하나 배워보고 싶던 꿈을 이루게 됐다”며 “이제는 무대에 서는 게 즐겁다”고 전했다.

복지관 측은 오작교 프로그램이 단순한 문화활동을 넘어 어르신들의 사회적 고립 완화, 자존감 회복, 관계 형성뿐 아니라 지역사회 참여를 통한 역할 회복 등 삶 전반에 긍정적 변화를 가져왔다고 평가했다.

성과는 수치로도 확인됐다.

문수종합사회복지관에 따르면 참여 어르신 16명의 우울감 척도(GDS-SF-K)는 사전 총점 173점에서 사후 70점으로 103점(59.5%) 감소했다.

다만 전남 사랑의열매 지원이 매년 이어지기 어려워 사업 지속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와 관련, 임봉춘 문수종합사회복지관장은 “인건비와 운영비 등 지자체 차원의 안정적인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더 많은 어르신이 참여할 수 있다”며 “어르신들의 삶에 희망을 잇는 따뜻한 연결이 지속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이연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