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내에서 멀찍이 떨어진 화양초등학교는 전교생이 24명에 불과한 농어촌 작은학교다. 이 학교의 전교생은 모두가 ‘학생 작가’다.

15일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화양초는 전남형 작은학교 특성화 모델학교로 ‘여수 학생작가 학교’를 운영해 전교생이 매년 집필과 출판 활동을 하고 있다.

화양초는 이를 발판으로 공간 제약을 받지 않고 독서·스케치·글쓰기 등이 가능하고 나아가 그림책과 E-북을 창작하는 ‘2030 학생작가교실’을 조성했다.

교실에는 다양한 그림책이 비치된 책장은 물론, 편안한 독서가 가능한 책상과 의자, 원격 화상 수업을 할 수 있는 노트북과 전자칠판, 그림을 그리는데 필요한 전문가용 드로잉 기기인 와콤 등이 마련돼 있다.

‘2030 학생작가교실’은 학생이 학습의 주체로서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학습 과정을 계획·실행하는 학생 주도성 키움 수업에 방점이 찍혔다.

이에 교사는 조력자 또는 동반자로 학생의 자기주도적 성장과 배움의 깊이를 키워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화양초는 최근 ‘학생작가의 성장 고민 이야기’를 주제로 5학년 1반 4명의 학생과 여수 도원초 5학년 4반 23명, 그림책 작가인 무아 작가가 참여한 가운데 화상 원격 수업을 실시했다.

학생 작가들은 서로의 그림책을 공유하며 내용과 창작 과정에 대한 질문과 답변을 주고 받았다. 전문가는 학생작가를 격려하는 한편 조언을 곁들였다.

서상준(화양초) 학생작가가 만든 ‘바람과 함께 세계 여행’ 그림책에 대해 조윤준(도원초) 학생작가는 “노란봉지가 왜 주인공인가?”라는 질문을 던졌고, 서 학생작가는 “주인공이 노란봉지인 이유는 길에서(노란봉지가) 바람을 타고 날아가는 걸 보고 자유롭게 여행하는 모습처럼 보였다”고 답했다.

이어 무아 작가는 성장 격려를 통해 “각 나라의 랜드마크, 예를 들어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 등을 글보다 그림으로 보여주고 퀴즈처럼 맞출 수 있게 하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최형선 교사는 “학생작가의 성장을 공유하기 위해 두 학교의 학생들이 그림책을 창작하며 성장한 점을 돌아보고 발표하는 활동, 서로의 그림책 내용과 창작 과정에 대한 질문과 답변을 주고 받는 활동, 전문가가 학생작가의 성장을 격려하고 발전에 대해 조언하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청운 교감은 “화양초는 소규모 학교로 도시의 학생들에 비해 배움의 여건과 정보가 부족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2030교실’을 조성했다”며 “이번 수업이 농어촌 작은학교의 공간적 제약과 인적 인프라 한계를 극복하며 학생 주도성을 키우는 수업 모델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박선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