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지역을 둘러싼 환경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인구 구조가 달라지고, 생활 방식이 다양해지며, 기후와 산업도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행정은 군민들의 삶에 더 가까이 다가가야 한다.

이제 절차만을 따르는 행정으로는 군민이 느끼는 불편을 제때 풀어드리기 어렵다. 해남군이 “행정이 먼저 움직이고, 공직자가 함께 고민하는 행정”을 강조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이 변화의 중심에는 적극행정이 있다.

해남군의 적극행정은 언제나 현장에서 시작된다. “현장에서 무엇이 필요한지 직접 살펴보고, 제도의 울타리를 넘어 실질적인 길을 찾아가는 것”. 해남군이 실천해 온 적극행정의 중요한 원칙이다. 이러한 노력은 여러 분야에서 의미 있는 변화로 이어졌다.

일례로 올해 해남군 적극행정의 모범사례로 선정된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의 개선이 있다. 시설 특성상 악취와 반복되던 설비 고장이 잦았는데, 이물질 혼입이 주요 원인이었다.

어느 지역 시설이나 마찬가지 상황이지만, 해남군 현장 근로자들은 문제를 가볍게 넘기지 않았다.

직접 철판을 자르고 용접해 이물질 제거장치를 고안했다. 여기에 자력선별기와 거름망을 더하는 아이디어가 더해져 놀랍게도 매년 40건 넘게 멈춰섰던 기계가 단 한건의 고장도 없을 정도로 탁월하게 성능이 개선됐다.

이렇게 만들어진 214톤의 퇴비는 모두 농가에 무상으로 공급되는 성과를 거뒀다.

고품질의 퇴비를 받아든 군민들의 반응도 더욱 좋아졌다. 현장에서 찾은 작은 실천이 큰 변화를 만든 순간이었다.

소각시설 운영에 대한 군민들의 걱정을 덜기 위해서는 투명성을 선택했다. 굴뚝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 농도를 실시간 전광판으로 공개해 누구나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단지 정보를 공개했을 뿐이지만, 주민들의 불안은 눈에 띄게 줄었고, 오해와 갈등도 자연스럽게 해소됐다. 행정의 기본은 신뢰라는 사실을 다시 느끼게 한 조치였다.

해양 환경을 위협하던 폐스티로폼 부표 문제도 현장에서부터 개선을 시작했다. 이동식 감용기를 도입해 직접 연안에서 압축·감용을 하게 되면서 부피는 1/90로 줄었고, 줄어든 폐스티로폼은 각종 자재로 재활용해 자원순환의 모범 사례가 됐다. 해남군 폐스티로폼 감용기는 연간 2만여kg을 처리해 약 6억원의 비용도 줄이고 있다. 어업인들이 스스로 부표를 반납하는 문화가 자리 잡은 것 또한 소중한 변화이다.

이렇게 서로 다른 분야에서 일어난 변화들은 결국 하나의 방향으로 이어진다. 사람을 향한 행정, 현장에서 답을 찾는 행정, 두려움보다 책임을 선택하는 행정이다. 문제를 피하지 않은 근로자들의 마음, 군민의 걱정을 진심으로 받아들인 공직자의 태도, 그리고 환경 보호에 함께해 준 군민들의 실천이 모여 해남군의 변화를 만들어냈다.

적극행정은 결코 거창하거나 어려운 일이 아니다. 군민의 입장에서 한 번 더 고민하고, 익숙한 방식을 잠시 내려놓을 용기를 갖는 것이다. 혹시 잘되지 않더라도 다시 시도해 보는 마음, 그것이 적극행정의 본질이다.

해남군은 이러한 공직자들의 노력이 움츠러들지 않도록 면책제도와 적극행정 마일리지, 우수사례 인센티브 등 여러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혹시 책임을 지게 될까”라는 걱정 대신 “군민에게 도움이 된다면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결국 변화를 만들어낸 것은 제도나 장비가 아니다. 현장에서 묵묵히 일한 사람들, 군민의 불편을 덜기 위해 고민한 공직자들, 그리고 함께 변화를 이뤄 주신 군민들이다. 그 따뜻한 마음들이 모여 해남군을 더 안전하고, 더 깨끗하며, 더 믿을 수 있는 곳으로 바꾸고 있다.

앞으로도 해남군은 현장에서 답을 찾고, 군민의 일상을 조금씩 바꿔가는 실질적인 변화를 위해 계속 움직이겠다. 군민 여러분의 믿음과 참여가 해남군을 변화시키는 가장 큰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