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과 양파, 시금치 등 월동작물의 본격적인 파종기를 맞은 농촌이 삼각한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다. 정부의 불법체류 외국인 중점 단속에 따른 것으로 농가마다 원성이 높다. 윤석열 정권의 감축 5개년 계획(2023-2027)에 의거해 조치가 강화되면서 합법적인 신분을 가진 노동자들마저 불안감에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더불어민주당 이개호(담양·함평·영광·장성), 서삼석(영암·무안·신안), 문금주(고흥·보성·장흥·강진) 의원이 낸 공동 성명에 따르면 전남 지역 농가 현장에서는 미등록 체류자들이 밭과 식당, 심지어 이동 중에도 불시 단속에 적발되면서 하루에도 수십 명씩 잡혀가고 있다. 이로 인해 인건비가 치솟고, 돈을 주고도 구할 수 없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파종이고, 수확이고 차질이 예상되는 가운데 근본적인 묘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전남의 농업에서 외국인 노동자는 단순한 대체 인력이 아니다. 고령화·부녀화가 심화되면서 핵심 일꾼으로 자리잡았다. 올해 3월 말 기준 전남의 총인구는 178만명이며, 65세 이상 노인이 27%(49만명)를 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했다. 1인 가구도 계속 증가세다. 농가 간 뺏고 뺏기는 싸움이 예사롭게 발생하기도 한다. 선택이라기 보다는 당연시된다. 그도 그럴 것이 이들이 없으면 사실상 올스톱이다.

절대적으로 부족한 일손을 메우는 막중한 역할을 하고 있다. 내국인은 인건비가 비쌀 뿐만 아니라 구하기도 더 어렵다. 농번기 계절근로자 모시기에 목매는 사정이 여기에 있다. 대규모 농경지, 과수원, 축사 등 가릴 것이 없다. 어촌에서 선원 또한 외국인 고용이 필수적이다. 만성적인 노동력 부족을 해결할 유일한 존재인 것이다. 오죽하면 한시 고용한 계절근로자 이탈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게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합법이든 불법이든 가려 쓸 처지가 아니다. 의원들은 대안 없는 처벌 일변도의 정책을 강력 비판했다. 미등록 체류 농업 노동자에 대한 적합한 대책을 속히 강구해야 한다. 지금의 현실을 반영해 안정적으로 수급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양성화를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제재보다 실정에 맞게 제도를 보완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