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먼저 움직였고, 머릿속엔 ‘살려야 한다’는 생각 뿐이었습니다.”

최근 비번 날 갑작스럽게 마주한 심정지 환자를 신속 구조해 생명을 살리는 데 일조한 광주 북부소방서 소속 최준영(32·사진) 소방사는 당시 상황에 대해 30일 이 같이 말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2주 전인 지난 15일 오후 5시32분께 최 소방사가 운동을 하고 있던 전남대학교 운동장에선 40대가 갑자기 쓰러지는 응급 상황이 발생했다.

이를 본 주변 사람들은 너도나도 도움을 주기 위해 나섰는데, 그 중에는 최 소방사를 비롯한 소방관이 3명 있었다.

가장 먼저 환자에게 달려가 가슴 압박을 실시하며 초기 대응에 나섰던 건 나주소방서 소속 이준호 소방위였다.

최 소방사는 이 소방위의 뒤를 이어 환자의 호흡 상태를 확인한 후 심폐소생술(CPR)을 펼쳤다.

CPR은 심정지 환자의 생존 가능성을 크게 높이는 핵심 요소지만, 장기간 실시하기엔 체력 부담이 크다.

그렇기에 최 소방사도 교대를 했던 것인데, 또 다른 시민이 함께한 덕에 CPR은 구급대가 오기까지 약 15분 동안 한순간도 끊기지 않았다.

이 시민 역시 광주 남부소방서 소속 황민철 소방장이었음이 뒤늦게 알려졌다.

소속은 서로 달랐지만, 쓰러진 시민을 구하겠다는 일념으로 함께한 이들 덕에 환자는 구급대의 치료가 더해지면서 자발 순환 회복 상태에 접어들었다. 이후 인근 대학 병원으로 이송된 환자는 수술 후 안정적인 상태에서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 소방사는 “훈련 때처럼 집중했던 순간이었다”며 “심정지 환자의 경우 발생 후 4분 안에 가슴압박이 시작돼야 생존율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본 CPR 원칙인 5-6㎝ 깊이·분당 100-120회 속도의 압박이 지켜져야 효과가 있다”며 “상황이 발생하면 먼저 반응을 확인하고 119에 즉시 신고한 뒤 가슴 압박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 같은 기술보다 용기가 앞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당시 주변 시민들의 도움 역시 컸다고 강조했다. 혈액 순환을 돕기 위해 신발을 벗기고, 머리를 받쳐 들며 기도 확보에 나선 모두의 도움 덕에 환자가 생명을 건질 수 있었다는 것.

최준영 소방사는 “그날 구조는 혼자 만든 결과가 아니었다”며 “침착하게 힘을 보태준 시민들과 함께했던 동료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한 발 먼저 나설 수 있는 사람이자 누구에게나 도움이 되는 소방관이 되고 싶다”며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일에 늘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윤찬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