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가 탄소중립 실현의 모멘텀이 될 ‘제33차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33) 유치에 적극적인 의지를 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전남·경남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탈탄소·재생에너지 중심 에너지 전환을 핵심 국정과제로 추진 중인 데다, 대선 공약에도 ‘COP33 유치’를 명시한 만큼 여수를 중심으로 한 남해안 남중권 유치 방침을 밝히고 후속 작업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25일 전남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21대 대선 후보 당시 환경·산업 분야 공약에 기후위기 대응과 산업 구조의 탈탄소 전환을 위한 이행 과제로 COP33 유치를 명시했다. 그러나 국정기획위원회가 지난 8월 발표한 123대 국정과제에는 채택되지 않았다.

COP는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국제기구, 정부, 시민단체 등이 모여 유엔기후변화협약 이행을 논의·결정하는 최고 의사 기구다. 198개 당사국에서 5만여명이 참석하는 국제행사로 5개 대륙을 순회하며 매년 열린다.

COP33은 오는 2028년 말 아시아·태평양 대륙에서 열릴 차례다. 개최국은 내년 말 튀르키예에서 개최되는 COP31에서 아시아·태평양 국가 간 협의를 통해 결정된다.

다만, 2개국 이상이 유치를 희망해 합의가 불발될 경우 2027년 COP32에서 국가 간 투표를 통해 결정된다. 앞서 2023년 인도가 COP33 유치 의사를 밝힌 만큼 한국 유치를 위해서는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COP33 유치를 위해선 늦어도 내년 초까지는 정부가 국제 사회에 유치 의사를 표명하고 기후에너지환경부가 국제행사 개최계획서를 기획재정부에 제출해야 한다. 이어 기획재정부 국제행사 심사위원회의 승인을 거쳐 외교부가 COP33 국내 유치 의향서를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사무국에 제출해야 한다.

2008년부터 COP 유치에 공을 들여온 전남도는 지역 균형발전과 동서 화합 모델 제시 비전을 앞세워 COP33 국내 유치와 여수를 중심으로 한 남해안 남중권 개최도시 선지정을 위해 총력을 쏟고 있다.

그동안 전남도는 COP33 유치를 위해 민·관 협력 실무 T/F팀 구성(2022년 8월), 남해안남중권 공동유치 전남-경남 상생발전 협약 체결(2023년 4월), 남해안 남중권 유치 종합계획 수립 연구용역 추진(2023년6-12월), 남해안 남중권 12개 시·군 COP33 공동 유치 협력 방안 논의(2024년3월), 유치지원 조례 제정(2025년 6월) 등을 추진해왔다.

남해안 남중권은 전남 동부권의 여수·순천·광양·구례·고흥·보성과 경남 서부권의 진주·사천·남해·하동·산청·함양 등 12개 시·군이 포함돼 있다.

한려해상 국립공원, 지리산 국립공원, 람사르습지이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순천만·보성 갯벌 등 다양한 기후특성이 공존하는 곳이다. 동시에 국내 최대 석유화학 국가산단, 포스코, 화력발전소가 있는 온실가스 다량 배출 지역이다.

남해안 남중권 COP33 공동 유치는 전남·경남 12개 기초자치단체가 연계 협력을 통해 추진하는 새로운 시도인 만큼 향후 지자체간 연계 협력 사업의 대표 사례가 될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또한 열악한 남해안 남중권의 지역 경제력 규모를 증대시키는데 기여함으로써 지역 균형발전과 동서 화합의 선도 사례가 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런 가운데 전남도는 내년 5월 열릴 예정인 ‘2026년 유엔기후변화협약 기후주간’ 한국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환경부는 최근 여수를 유엔기후변화협약 기후주간 국내 후보지로 선정한 바 있다.

유엔기후변화협약 기후주간은 COP의 공식 의제 설정을 위한 사전 행사 격으로 전남도는 COP33 유치 동력 확보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전남도는 COP33 남해안남중권 유치위원회 등 시민사회와 협력해 정부에 COP33 국내 유치와 남해안 남중권 개최도시 선지정을 위한 건의를 지속할 계획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전남이 기후위기 대응 선도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COP33 남해안 남중권 유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양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