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대교는 완도 본섬과 해남군 북평면 사이에 위치한 달도를 잇는 다리로, 길이가 500m에 이른다.

차창 밖으로 스쳐지나가는 아기자기한 산과 마을, 하천과 들판이 한없이 정겹다. 남파랑길 89코스가 시작되는 완도로 향하는데, 영암 월출산과 해남 흑석산 두륜산 달마산 같은 산들이 아기자기하게 다가온다. 완도대교를 건너니 완도군 군외면소재지 원동리다. 원동버스터미널에서 남파랑길 89코스 걷기를 시작한다.

원동버스터미널에서 완도대교로 올라선다. 완도대교는 완도 본섬과 해남군 북평면 사이에 위치한 달도를 잇는 다리로, 길이가 500m에 이른다.

완도대교에서는 해남군 북평면과 완도군 군외면 사이에 형성된 해협이 한눈에 바라보인다. 병풍처럼 펼쳐진 달마산이 아름답고, 달마산에서 땅끝까지 이어지는 산줄기는 고도를 낮춰가면서 바다로 스며든다. 달마산에서 땅끝까지 뻗어나간 능선은 한반도 최남단을 잇는 산줄기다.

완도대교를 건너 작은 섬 달도에 도착했다.

조그마한 달도선착장에 서니 바다 건너로 남파랑길 89코스 출발지인 완도군 군외면소재지가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바라보인다. 달도해변을 따라 걷는데 해남 달마산이 어서 오라고 손짓한다.

해남군 북평면 남창리와 달도 사이에도 다리가 놓여있다. 그러니까 해남에서 완도로 가려면 연육교인 남창교를 건너 달도를 지나 완도대교를 건너게 된다. 해남 남창과 달도 사이에는 두 개의 교량이 설치돼 있는데, 두 다리 중 구 남창교는 차량통행이 불가능하고, 신 남창교만 차량통행이 가능하다.

두륜산을 바라보며 구 남창교를 건넌다. 4차선 국도를 건너자 남창오일장이 자리하고 있다. 도로와 접해있는 남창오일장 벽면에는 해남사람들의 생활상이 표현된 벽화가 그려져 있다. 남창오일장 앞 도로 건너편에서는 잔디밭과 북평청소년문화의 집이 작은 야외공연장과 함께 문화 공간 역할을 하고 있다.

농로로 접어들자 널따란 논에 배추가 먹음직스럽게 자라고 있다. 해남배추는 일조량이 풍부하고 해풍까지 쐬어 달달하고 아삭한 맛을 자랑한다. 해남에서 자란 배추는 절임상태로도 전국에 판매된다. 배추는 고구마와 함께 해남의 대표적인 농산물이다.

벼를 심은 논은 추수가 끝나 텅 비어있다. 추수 끝난 들판 뒤로 달마산이 우뚝 솟아있다. 10가구도 채 안 되는 작은 마을을 지나 낮은 언덕을 넘는다. 짧은 숲길을 지나 언덕을 넘어서자 들판 뒤로 이진마을과 이진성지가 바라보인다. 해변에 자리한 이진마을은 조금 전 지나온 달도와 마주보고 있다.

이진마을 앞쪽 동산에 이진성지가 있다.

전남도 기념물 제120호에 지정된 이진성은 성벽 길이 940m에 이르는 타원형 진성이다. 이진성은 정유재란이 있은 1588년(선조21) 군진이 설치됐고, 1627년(인조 5) 수군만호진으로 승격되어 성을 축조를 했다고 전해진다.

남파랑길은 정면으로 달마산을 바라보며 산자락 농로를 따라 이어진다. 달마산은 짙푸른 숲 위에 바위 봉우리들이 자리해 나무바다에 떠 있는 거대한 배 같다. 추수 끝난 텅 빈 들판에서 은색으로 휘날리는 억새가 우아하면서도 쓸쓸하다. 완도와의 사이에 형성된 바다가 멀지않게 바라보인다.

해남군 북평면 이진리 들판과 바다를 등지고 달마산으로 들어선다.

임도를 따라 낮은 고개에 올라 두륜산 쪽에서 뻗어온 능선을 만난다. 이 능선은 달마산 정상을 거쳐 땅끝까지 이어진다.

임도를 따라 걷다보면 종종 가을 야생화와 눈을 마주친다. 청초하게 핀 구절초와 쑥부쟁이가 곳곳에서 반갑게 맞이한다. 구절초와 쑥부쟁이는 가을철 산과 들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야생화다. 고려엉겅퀴도 보라색 꽃을 피웠다. 고려엉겅퀴는 강원도 사투리로 곤드레라고 하는데, 사람들에게 고려엉겅퀴보다 곤드레라는 이름으로 더 알려져 있다. 고려엉겅퀴는 꽃모양과 색깔은 엉겅퀴와 같은데, 꽃의 크기가 엉겅퀴보다 훨씬 작다.

달마산 임도는 숲길이라 전망이 좋지 않지만 종종 달도와 해남 남창이 멀지 않은 거리에서 다가온다. 달도 뒤편에서는 해남과 완도 사이에 형성된 바다가 아기자기하게 펼쳐진다. 고금도와 강진 마량까지도 시야에 들어오고 강진만이 아스라이 바라보인다. 해남군 북평면과 북일면 바다는 바닷물이 빠져 드넓은 갯벌을 이뤘다. 산과 바다, 갯벌과 마을이 어울려 있는 모습이 정겹고 아름답다.

달도 뒤편으로 해남과 완도 사이에 형성된 바다와 고금도, 강진 마량까지도 시야에 들어오고 강진만이 아스라이 바라보인다.

자연 속에 파묻혀 자연이 만든 경이로운 풍경을 바라보며 걷는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다. 자연이 만들어준 환경 속에 인간이 기대고 살아가는 모습은 언제나 정겹고 포근하다.

임도를 따라 걷다보면 미황사 방향을 알려주는 이정표들이 길안내를 해준다.

남파랑길은 달마산 북동능선을 넘어 달마산 북쪽 비탈 산허리를 돌아서간다. 임도 주변은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가도 가끔 달마산 바위봉우리를 보여준다. 임도에서 달마산 정상 북동쪽에 솟은 관음봉이 손에 잡힐 듯 가깝다.

달마산 비탈에는 너덜지대가 많다. 바위로 이뤄진 봉우리에서 깨어져 나온 바위들이 산비탈에 모여 너널을 이룬 것이다. 너덜지대를 지날 때는 해남군 송지면과 현산면의 산과 들이 바라보이곤 한다.

달마산 비탈에는 너덜지대가 많다. 너덜 위쪽에 달마산 정상 북동쪽에 자리한 관음봉이 솟아있다.

달마산에는 산 둘레를 한 바퀴 도는 ‘달마고도’가 있는데, 임도를 따라 걷다가 달마고도를 만난다. 달마고도는 미황사에서 시작하여 달마산 허리를 돌아 미황사로 돌아오는 17.74㎞에 이르는 트레킹 코스다. 임도를 따라 걷다가 미황사로 통하는 산속 오솔길로 들어선다. 달마산에는 한반도 가장 남쪽에 자리한 산답게 난대성식물이 많이 자생한다. 구실잣밤나무, 사스레피나무, 후박나무 같은 난대성식물이 참나무 같은 활엽수들과 함께 울창한 숲을 이뤘다.

그윽한 오솔길은 미황사로 이어진다. 미황사에 도착하니 천왕문이 반갑게 맞이한다. 천왕문과 자하루를 지나 대웅보전 앞마당으로 올라선다. 오는 날이 장날이라고 미황사 대웅보전은 보수공사 중이라 넓은 마당에 가건물을 지어 임시 법당을 마련해 놓았다.

미황사 넓은 마당에서 바라보면 병풍처럼 펼쳐지는 달마산 암봉과 대웅보전을 비롯한 여러 절집들이 절경을 이루는데, 오늘은 이러한 미황사의 진풍경을 볼 수가 없어 아쉽다.

미황사 댜웅보전 앞 넓은 마당에서 바라보면 병풍처럼 펼쳐지는 달마산 암봉이 절경을 이룬다.

미황사는 여러 차례 방문한 적이 있어 과거 미황사를 방문했을 때의 아름다운 모습을 상상하는 것으로 만족한다. 미황사 대웅보전은 내년(2026년) 보수공사를 마치고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고 한다. 아쉬운 대로 건물 사이로 보이는 달마산 바위봉우리들이 미황사를 예쁘게 감싸주고 있다. 임시 법당에 모셔진 부처님께 삼배를 올리고 속세로 돌아간다.

미황사 대웅보전은 내년 보수공사를 마치고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고 한다. 아쉬운 대로 건물 사이로 보이는 달마산 바위봉우리들이 미황사를 예쁘게 감싸주고 있다.

<장갑수·여행작가>

※여행쪽지

▲남파랑길 89코스는 완도대교를 건너 해남 땅으로 돌아와 아름다운 달마산 임도를 따라 걷는 길이다. 달마산 바위봉우리들과 아름답게 어울린 미황사가 종점이다.
※코스:원동버스터미널→완도대교→달도테마공원→구 남창교→남창오일장→달마산 임도→미황사
※거리, 소요시간 : 13.8㎞, 4시간 소요
※출발지 내비게이션 주소:원동버스터미널(완도군 군외면 청해진서로 21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