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이 25일 개관 10주년 기념행사를 열었다. 사진은 이날 개막한 중앙아시아 상설전시 ‘길 위의 노마드’를 둘러보는 관람객들(사진 上)과 10주년을 뜻하는 손동작을 펼쳐 보이며 기념촬영을 하는 참석자들의 모습(사진 下)./김애리 기자·조영권 인턴기자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이 개관 10주년을 맞아 25일 오후 국제회의실에서 기념행사를 통해 지난 10년 간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향후 10년 도약 계획을 제시했다.

지난 10년 동안 ACC는 ‘콘텐츠 창·제작’, ‘아시아 문화교류’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뚜렷한 성과를 거두며 복합문화예술기관으로서 위상을 공고히 해왔다.

먼저 방문객 성과가 눈에 띈다. ACC의 누적 방문객 수는 현재 2천200만명을 넘어섰으며, 연간 기준으로는 지난해에만 첫 320만명을 넘어서는 기록을 세웠다.

콘텐츠 창·제작 측면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여줬다. 그 대표작으로 꼽히는 미디어 판소리극 ‘제비노정기’는 ‘드라곤킹’(2018)과 ‘두 개의 눈’(2021)의 뒤를 잇는 ACC의 브랜드 연작으로, 전통 판소리에 현대적 미디어 기법을 결합해 창·제작 역량의 지평을 넓혔다.

올해 ACC는 기획전시와 체험형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 접근성을 한층 강화했다.

독일 ZKM, 홍콩 M+ 등 해외 기관과 협력한 국제 공동기획전 ‘봄의 선언’(내년 2월22일까지)은 기후·민주주의·자본의 문제를 동시대 시각예술로 풀어냈으며, ‘ACC 포커스’ 시리즈의 첫 프로젝트인 ‘료지 이케다’ 전(12월28일까지)도 진행 중이다.

광주 대표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 초대전을 통해 지역 작가의 실험성과 대중적 호응을 확보했고, 체험형 전시 ‘미래운동회’는 가족 단위 관람객 중심의 참여형 프로그램으로 세대별 관심을 끌어냈다.

이러한 창·제작 중심 콘텐츠 전략은 ACC가 대중성과 완성도 두 마리 토끼를 잡고자 하는 방향성과 궤를 같이한다. 개관 이후 ACC가 제공한 콘텐츠 총 2천207건 가운데 1천770건은 자체 창·제작 콘텐츠로 약 80%에 달한다.

이같은 수치는 ACC가 단순히 전시·공연을 수입하거나 유통하는 기관을 넘어, 자체 콘텐츠를 기획·제작해 아시아 문화예술 담론과 교류의 장으로 성장해왔다는 것을 보여준다.

아시아 문화자원 수집·연구·교류 사업 역시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ACC는 2015년 출범 이후 아시아 21개국을 대상으로 문화자원 조사·수집 사업을 진행했으며, 지난해에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론타르재단으로부터 6천여 점의 가면극·인형 유물을 기증받아 동남아시아실을 개관했다. 또한 아세안 10개국, 중앙아시아 5개국 등과 협력 체계를 구축해 전통음악·무용·스토리텔링 등 장르별 협업을 확대해왔다.

이날 기념행사에서는 ACC의 ‘다음 10년’에 대한 청사진도 제시했다.

ACC는 ▲세계적 복합문화예술 공간으로의 도약 ▲AI·로보틱스 기반 창제작 환경 조성 ▲아시아 전역으로 교류 범위 확대 ▲지역사회 문화·경제 네트워크 중심기관으로서의 역할 강화 등을 핵심 방향으로 제시했다. 이러한 과제들은 2026년 중장기 발전계획 수립을 통해 구체화될 예정이다.

김상욱 전당장은 “ACC는 시민과 함께 ‘아시아 문화의 다양성’을 펼쳐온 문화발전소이자 국제교류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며 “앞으로는 연간 500만명 방문객 유치를 목표로, 루브르·메트로폴리탄·대영박물관 등 세계 주요 문화기관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글로벌 문화예술기관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