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들판에는 벼가 익어가고, 마을에서는 수확을 준비하는 주민들의 분주한 모습이 눈에 띈다. 파란 하늘과 시원한 공기가 마음을 한결 여유롭게 하지만 가을은 마냥 평화롭지 않다. 공기가 건조해지고 바람이 강해지면서, 작은 불씨 하나가 순식간에 큰불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신안경찰서에는 논과 밭에서 쓰레기 소각 행위가 일어난다는 신고가 자주 접수된다. 올 봄에도 쓰레기를 밭에서 소각하다가 강한 바람으로 불길이 번져 큰 산불이 발생했다. “이 정도면 괜찮겠지”, “예전에도 했는데 아무일 없었어”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시작된 불이 인근 주택이나 산으로 번져 막대한 신체적·정신적·재산적 피해를 초래했다.

부주의와 안일한 생각으로 인한 화재를 예방하려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논이나 밭에서 쓰레기를 소각하거나, 수확 후 남은 볏짚과 잡초를 태우고, 담뱃불을 완전히 끄지 않은 채 버리는 행위는 모두 화재의 원인이 된다.

경찰은 산불 위험 지역과 공터를 순찰하며 주민들에게 화재 예방을 당부하고 있지만, 주민 스스로의 인식 변화 없이는 어렵다. “예전에도 이렇게 했는데 괜찮았다”는 생각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

화재 예방은 작은 습관에서 시작된다. 논과 밭에서 소각을 할 때는 반드시 지정된 장소를 이용하고, 불씨가 남지 않도록 충분히 물을 뿌려 끄는 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볏짚이나 잡초를 쌓아둔 곳 주변에는 가연성 물질을 두지 않고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올가을, 화재로부터 안전한 마을과 평온한 일상을 지키려면 경찰과 주민 모두가 한마음으로 불조심에 동참해야 한다.

<정민우·신안경찰서 경무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