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막한 무안국제공항 지난해 12·29 제주항공 참사로 무안국제공항 운영 중단이 1년 가까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내년에 재개항이 이뤄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사진은 무안국제공항 전경과 텅 빈 탑승 수속 부스.<광주매일신문 DB>

12·29 제주항공 참사 여파로 무안국제공항 운영 중단이 1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내년 재개항도 장담하기 힘들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해 말로 예정된 국토교통부 소속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이하 사조위)의 무안공항 ‘콘크리트 둔덕’ 사고 영향 조사 결과가 정상화의 ‘터닝포인트’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지만 사조위 독립성에 대한 유가족 반발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정부 차원의 해결책 도출이 재개항 시기를 결정할 관건이 될 전망이다.

28일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29일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에 따른 무안공항 활주로 폐쇄가 방위각시설(로컬라이저) 철거 미비 등을 이유로 내년 1월5일까지 지속된다.

무안공항 활주로는 사고 직후 폐쇄돼 지난 1월부터 3개월 단위로 계속 연장되고 있다.

이에 따라 무안공항을 거점으로 한 여행상품을 주력으로 개발·판매해온 광주·전남 여행업계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름 성수기는 물론, 최장 10일 추석 연휴 등 대목에 이어 최대 성수기로 꼽히는 겨울 방학, 설 연휴 관광객 모객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참사 발생 6개월이 지난 올해 6월에서야 광주·전남 여행업계 등을 대상으로 상품 개발·홍보 지원 등 대책 마련을 위한 ‘12·29 여객기참사 피해 지역 경제 활성화 방안 연구’ 용역에 나섰다.

그러나 12월 용역 종료까지 여행업체들에 대한 국가 지원은 전무해 비판이 쇄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무안공항 관련 여행상품을 판매해온 광주·전남 여행사는 약 1천여개로 파악되고 있다.

조속한 무안공항 재개항을 요구해온 전남도는 오는 12월 초로 예정된 사조위의 제주항공 참사 중간 조사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중간 조사 결과에 참사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되는 로컬라이저 콘크리트 둔덕이 실제 사고에 미친 영향 분석 용역 결과도 포함될 것으로 전망돼 유가족이 요구하는 진상 규명 등이 이뤄질 경우 무안공항 재개항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유가족들이 국토부 소속 사조위의 독립성에 의문을 지속 제기하고 있는 만큼 중간 조사 결과 발표가 이뤄질지는 장담하기 힘들다.

앞서 지난 7월 유족을 대상으로 열린 사조위의 중간 조사 결과 발표는 ‘참사 원인을 조종사 과실로 몰아간다’는 유족 반발 속에 취소된 바 있다.

김유진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도 이달 13일 국토부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참석해 사조위 조사 중단을 비롯해 사조위의 국무총리실 직속 이관, 비행기록장치(FDR)·조종실음성기록장치(CVR) 데이터 등 핵심 자료 유가족 공유, 책임자의 증인 출석 등을 요청하기도 했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이날 국정감사 답변을 통해 “12월 초로 예정된 제주항공 참사 중간 조사 결과 발표를 가능한 한 앞당기는 방안 등을 검토할 계획”이라며 “11월10일까지 주요 쟁점에 대한 진행 상황을 유가족에게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전남도는 활주로 연장, 항행 안전시설 등 대부분 공사가 마무리에 접어든 만큼 유가족 협의까지 이뤄질 경우 로컬라이저 철거·재설치 공사와 비행 검사 등 행정절차를 서둘러 내년 상반기 재개항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유가족이 요구하는 참사 진상 규명이 먼저 이뤄져야 무안공항 정상화가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사조위 중간 조사 결과 발표 일정을 앞당기는 방안을 지속 건의하고 있다”고 밝혔다./양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