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북에서 지진이 발생하는 등 남의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훈련을 통해 실제 상황에서 보다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025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이 전개된 20일 오후 2시 광주 남구 칠석동 고싸움놀이 전수교육관. 규모 5.0의 강진으로 건물이 무너지고 화재가 발생한 상황이 가정된 현장에는 붉은색 연기가 자욱하게 피어올랐다.

교육관의 신고를 접수한 남부소방서는 남구청과 남부경찰서에 상황을 공유한 뒤 현장으로 출동해 교육관 관계자와 시민 대피 및 초기 진화 작업에 나섰다.

이번 훈련은 남구청 주최·주관으로 재난 발생 시 정부·지자체·공공기관의 초동 대응 능력을 강화하고 인명과 재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남부소방서, 제6753부대 1대대, 광주기독병원, 한국전력공사 서광주지사, 한국전기안전공사, 가스안전공사 등 14개 기관 300여명이 참여했다.

교육관 직원의 초기 진화 실패로 화재가 퍼졌고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1층 시민들을 안전하게 대피시켰지만 불길이 2층으로 번지며 일부 시민들이 전시실에 고립됐다. 이어 규모 4.0의 여진이 발생해 화재가 확대되고 3D 영상체험관의 전원 공급이 끊기며 정전 사태까지 이어졌다.

화염과 유독가스가 건물 내부를 뒤덮자 소방대원들은 2층 진입을 시도했고 같은 시각 구급대원들은 1층에서 대피한 시민들의 상태를 점검하며 응급조치를 실시했다.

남구청과 남부경찰서는 구조 활동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주변 도로를 통제했다.

3대의 살수차량이 물줄기를 뿜으며 불길을 진압하려 했지만, 잡히지 않자 유관기관들은 위기 경보를 ‘심각’ 단계로 상향하고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했다.

긴급구조통제단의 지휘 아래 소방대원들은 굴절차를 동원해 고립된 시민들을 구조했고 화재 발생 53분 만인 오후 2시53분께 진화와 구조 활동을 마무리했다.

이후 가스·통신 등 주요 설비 복구 작업이 진행됐으며 최종적으로 사망 10명, 중상 25명, 경상 15명 등 총 50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이번 훈련은 최근 경북에서 발생한 규모 2.3 지진과 맞물리면서 현실감을 더했고 화재와 정전 등 복합재난에 대비한 훈련이 실전 대응력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평가를 맡은 정성근 환경관리공단 처장은 “훈련의 목적은 기관의 대응 역량 강화뿐 아니라 지역 주민이 함께 대비하는 데 있다”며 “유관기관과 주민이 협력해 원활한 대응체계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연상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