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복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광주 광산구 일부 주민들이 갑작스럽게 샤워기 필터가 변색되고 수돗물 사용으로 몸에 이상이 생겼다며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20일 네이버 카페 ‘선운지구 커뮤니티’에는 ‘왜이럴까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있었다. 지난 17일 오후 10시41분께 게시된 이 글의 작성자는 “샤워 한 번에 새 필터가 변했다”며 “녹물로 씻은 느낌”이라고 밝혔다.

게시물에 첨부된 사진 속 필터는 두루마리 휴지심이 들어있다고 착각할 정도로 탁한 갈색이었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2천500회를 넘는 조회수를 기록한 이 글에는 45개의 댓글이 달렸는데, 복수의 누리꾼들은 “우리 집도 그렇다”고 성토했다.

지난 18일 오후 12시54분께 같은 커뮤니티에 올라온 ‘물색깔’이란 글의 작성자는 “변기안 물 색깔이 누런데 필터도 그렇다”고 토로했는데, 여기서도 누리꾼들은 같은 반응을 보이며 남구 효천1지구 등 다른 곳도 상황이 비슷하다고 전했다.

이러한 내용의 글은 다른 커뮤니티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광산구 신흥동 인증을 받은 한 누리꾼은 이날 당근마켓의 ‘동네생활’에 “광주 상수도 이상하냐”며 “물을 끓여먹고 샤워도 하는 데 몸이 가렵고 이상하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산정동 인증자도 “우리 막내아이도 이유 없이 자꾸 가렵다고 하고 둘째는 붉은 반점 같은 게 올라온다”고 댓글을 달았다.

이 같은 불안과 이상 현상을 호소한 주민 중 일부는 실제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에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파악됐다.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주암댐 하층에 있는 광물질 중 ‘망간(Mn)’이 물과 함께 상수도로 유입돼 나타난 현상”이라며 “상수도 상 망간의 농도는 0.05mg/L 이하로 관리하고 있는데, 지난 17일 순간적으로 0.045mg/L까지 치솟아 다음 날 바로 희석 물질을 투입하는 조치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기온이 갑자기 낮아지면서 아래에 있던 망간이 위로 떠올라 일시적으로 농도가 높아진 것 같다”면서도 “최근 몇 년간 나타나지 않았던 현상이라 정확한 원인 파악을 위해 추가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이날까지 주민 불편이 이어지고 있는 건 조치 전 상수도로 들어온 물을 사용하는 데 따른 현상 같은데, 망간의 농도가 평상시보다 높다고 해서 피부 등 신체 이상을 불러일으키진 않는다”며 “앞으로도 발생하는 문제에 신속하게 조치해서 시민들이 불편이나 불안을 느끼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서형우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