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5개 자치구가 매년 실시하고 있는 성과평가의 결과 공개 실태가 제각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자치구는 10년 가까이 미공개 상태이고 몇몇은 형식만 겨우 갖추고 있어 주민들의 알권리를 외면해 왔다는 빈축을 사고 있다.

24일 광주 5개 자치구에 따르면 성과평가는 지자체가 부서별로 연간 정책·사업 성과를 자체 점검하는 제도다.

‘정부업무평가 기본법’에 따라 매년 자체 평가계획을 수립·시행하며 민간 중심의 평가위원회 심의를 거쳐 인사나 포상, 정책 개선 등에 활용된다.

5개 자치구 중에선 2002년 8월 남구를 시작으로 북구(2003년 2월)·광산구(2010년 5월)·서구(2015년 7월)·동구(2016년 3월) 순으로 자체 조례를 제정했다.

그 전에도 자체 평가는 이뤄졌으나, 조례 제정 후로는 일정한 기준이 생겼다는 게 5개 자치구의 공통된 입장이다.

그러나 자체 조례와 상위법(정부업무평가 기본법)에 명시된 평가 결과 공개 실태는 자치구별로 차이가 컸다.

실제 동구는 ‘성과관리 및 평가에 관한 규칙’ 제18조에 따라 평가 결과를 홈페이지에 공개해야 하지만, 이날 기준 게시된 자료는 2013-2015년 뿐이다.

북구는 별도의 청구가 없어도 평가 정보를 정기적으로 공개해야 한다는 조례에 의거, 2010년부터 자체평가위원회 회의 결과를 통해 ▲탁월 ▲우수 ▲보통 ▲미흡 등 부서별 종합평가 등급만 공개하고 있다.

조례 제정 이후 10년 가까이 결과를 공개해 오지 않았던 서구는 올해 처음으로 홈페이지에 평가 내용을 올렸지만, 북구와 마찬가지로 우수 부서 명단 나열에 그쳤다.

반면 남구는 조례 제정 후 12년이 지난 2014년부터 매년 전년도 사업 추진 성과평가서를 게시해 사업 내용과 실적, 문제점과 대책, 평가 의견과 총평까지 공개하고 있다.

광산구도 지난 2023년부터 추진 개요, 실적, 자체 평가, 향후 계획 등 보다 폭넓은 정보가 담긴 성과평가서를 개시하는 중이다.

이처럼 정보 공개 범위가 다른 건 행정의 ‘의지 차이’라는 게 중론이다.

또 각 조례나 상위법에 공개 의무만 둘뿐 구체적인 범위가 규정돼 있지 않아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와 관련, 일선 자치구 관계자는 “외부에서 받는 게 아니라 현주소를 스스로 점검하는 평가다 보니 소홀한 면이 있었다”며 “그러다 보니 인수인계도 잘 되지 않았고 제대로 공개되지 않는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속사정을 털어놨다.

조선익 참여자치21 공동대표는 “성과평가는 단순한 행정 점검이 아니라 주민에게 정책 집행 결과를 설명하고 평가받는 과정”이라며 “평가는 하면서 결과를 감추는 것은 주민들의 알 권리를 외면하는 처사임은 물론이고 행정 당국이 스스로 신뢰를 저버리는 일”이라고 지적했다./주성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