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석화’ 정청래 대표가 이끄는 더불어민주당의 호남에 대한 인식과 대우가 과거와 달리 “확 바뀌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0일 국회 등에 따르면 정 대표는 지난 2일 당선된 이후 ‘검찰·언론·사법’ 개혁을 추진할 특별위원회 구성, 지명직 최고위원 지명, 첫 현장 행보 등에서 일관되게 광주·전남에 힘을 실어주는 ‘개혁 속도전’을 과감하게 이어가고 있다.

실제 정 대표는 당대표 취임 이틀 뒤인 4일 민주당 ‘검찰개혁특별위원회’를 구성키로 하고 위원장에 광주 재선 민형배 국회의원(광주 광산을)을 임명했다. 검찰개혁특위는 언론·사법개혁 특위와 함께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이 명운을 걸고 추진하고 있는 개혁 과제다.

지역 정가에서는 정권이 사활을 거는 특위의 ‘얼굴’에 호남 지역구 국회의원을 지명한 전례가 별로 없다는 점에서 정 대표의 용인술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이어 정 대표는 다시 이틀 뒤인 6일 지명직 최고위원에 3선의 서삼석 국회의원(영암·무안·신안)을 지명하고, 신설한 민주당 호남특별위원회 위원장까지 겸임하도록 해 호남의 목소리를 당 지도부에 가감 없이 전달하는 중책을 맡겼다.

3선 의정활동 기간 동안 오로지 국회 농해수위 소속으로 활동하며 농어업과 농어촌 분야에 특화된 서삼석 의원을 과감하게 최고위원과 ‘호남특별위원장’으로 지명한 것은 그동안 홀대받아 온 호남과 농어업 분야에 대한 배려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 대표의 주요 현장 활동도 광주·전남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어 주목된다.

실제 정 대표는 당선 하루 뒤인 3일 여당 대표로서 첫 외부 일정으로 나주 수해 현장을 방문, 복구 활동을 벌인데 이어 취임 후 첫 현장 최고위원회도 8일 무안 소재 전남도당에서 개최했다.

특히 정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이날 1980년 5·18 민주화 운동부터 지난해 12·3 계엄 사태에 이르기까지 호남 민심이 민주주의 수호의 바탕이 됐다고 높이 평가하면서 호남 지역 발전을 한목소리로 약속했다.

정 대표는 “12·3 비상계엄 내란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1980년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스러져간 광주 영령들의 공이 컸다”며 “‘이런 광주에 대해 특별한 보상이 이뤄졌는가’라는 질문에 민주당이 답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 대표는 “공공의대 설립, 교통망 확충 등 호남의 숙원 사업이 호남발전특위를 통해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향후 특위의 역할을 규정했다.

이 같은 정 대표의 행보를 반영하듯 출신지가 다른 최고위원들도 보다 적극적으로 호남에 대한 관심을 표명했다.

김병기 원내대표(경남)는 “호남은 윤석열 내란을 막아내고 탄핵 민심을 끌어냈다. 호남이 살아야 대한민국이 산다”며 “의료 인프라 확충, 첨단산업 육성, 에너지 환경 선도 사업 등을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전현희 최고위원(경남)도 “호남은 늘 저에게는 정치적 고향이고 마음의 고향”이라며 “민주당은 반드시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고 민주화영령들의 정신을 끝까지 추모하는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김병주 최고위원(경북) 역시 “(5·18 당시) 총칼 앞에서도 침묵하지 않았던 광주시민의 외침이 아직 귓가에 생생하다”며 “민주당은 광주 호남 정신으로 내란 세력을 발본색원하겠다”고 강조했다.

황명선 최고위원(충남)은 “호남은 민주당의 뿌리다. 뿌리가 튼튼해야 나무가 오래 서듯 민주당도 이 땅을 굳건히 지켜야 한다”며 “지도부 일원으로서 전남·광주를 발전시키는데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