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계 휴정기가 끝난 광주법원의 주요 재판이 이번 주부터 줄줄이 재개된다.

10일 지역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형사5단독 재판부는 오는 12일 허위공문서작성 등 혐의로 기소된 광주시교육청 A 사무관에 대한 선고 공판을 연다.

A 사무관은 2022년 8월 이정선 교육감의 고교 동창이 감사관에 채용되도록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됐다.

앞선 재판에서 A 사무관은 채용에 관련된 발언을 했다는 건 인정했으나, 적용된 혐의가 다소 가혹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A 사무관에 대해 징역 3년을 구형했다.

13일에는 광주지법 형사4부가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를 받는 백금렬 교사에 대한 항소심 결심 공판을 개최한다.

백 교사는 지난 2022년 세 차례에 걸쳐 서울 영등포와 광주 충장로 등에서 열린 집회·시위에 참여해 특정 정당을 지지·반대하는 의미가 담긴 노래를 부르거나 발언을 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8개월·집행유예 2년과 자격정지 1년형을 받았다.

당심 재판과 관련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광주·전남지부는 공무원의 집회 시위 참가의 자유를 침해하는 국가공무원법 제65조 제4항을 위헌제청하라고 촉구했으나, 재판부는 현재까지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14일은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 관련 2건의 재판이 예정돼 있다.

이날 대법원 제1부는 9명이 죽고 8명이 다친 ‘학동 붕괴 참사’와 관련,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현산·다원이앤씨 관계자들과 백솔건설 대표 등 7명에 대해 선고를 내린다. 현재까지 현산 소속 피고인 중 실형을 선고받은 이들은 없으나, 법인에겐 2천만원의 벌금형이 별도로 내려진 상태다.

같은 날 광주지법 형사3부도 건설산업법 위반 혐의를 받는 현산 법인 등에 대한 2심 선고를 진행한다. 1심에서 현산 간부 B씨는 학동4구역 철거 공사의 입찰 가액을 누설한 혐의로 징역 1년·집행유예 2년을, 현산 법인은 벌금 1억원을 선고받았다.

19일에는 일명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 사건 재심의 핵심 증인인 당시 수사 검사가 광주고법 형사2부에 출석할 예정이다.

22일 광주지법 형사12부에선 ‘가족여행’을 가장해 일가족을 살해한 지모(49)씨에 대한 첫 재판이, 25일 형사11부에선 허재호(83) 전 대주그룹 회장의 탈세 혐의 속행 재판이 열린다.

강행 규정 ‘6·3·3 선고’를 또 한 번 유명무실하게 만든 광주 지역 국회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도 이어진다.

안도걸(광주 동남을) 의원에 대한 재판은 오는 18일, 정준호(광주 북구갑) 의원은 다음 달 8일이다.

두 의원은 모두 제22대 국회의원 선거(4·10 총선) 과정에서 ‘불법 홍보방’ 운영에 관여한 혐의 등으로 1심 재판을 받고 있다./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