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와 북구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예고한 신안동 주민들이 오는 8일 ‘수해대책위원회’를 공식 발족하고 관련 절차를 밟기로 했다.

북구 신안동 주민 30여명은 4일 오후 신안교회에서 대책위 구성을 위한 회의를 전날에 이어 개최했다. 주민들은 지난달 중순께 내린 괴물 폭우와 전날부터 쏟아진 물폭탄에 의한 피해 모두 행정 당국이 키운 인재(人災)라고 지적했다. 특히 주택과 상가 침수로 인한 재산 피해가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크게는 수억원에 달하나, 지급 예정된 보상금만으론 삶의 터전을 복구하기 어려워 소송 밖에 답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이러한 의견이 오간 끝에 주민들은 대책위원회를 꾸리고 광주시와 북구청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등의 민사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또 지난 폭우로 주민 한 명이 사망한 만큼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형사 고발도 진행할 방침이다. 다만, 대책위에 이날 회의에 참석한 인원보다 많은 주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공식 발족을 위한 설립 총회는 오는 22일 신안교회에서 진행하기로 했다. 이 같은 결정이 내려지기 전 신안교회를 찾은 광주시와 북구 관계자들은 연이은 폭우로 여느 때보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주민들에게 사과의 말을 건넸다.

또 추가 피해 예방을 위한 단기·중장기 계획으로 물이 빠져나갈 수 있는 구멍 추가 타공과 용봉천·서방천 관로 분리 등을 각각 발표했다.

이 외에도 광주시는 주민들이 강력히 요청한 홍수 방어벽(차수판) 일부를 철거하기로 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주민들을 뵐 낯이 없다”면서 “빈말이 아니라 과할 정도로 대책을 고민하고 시행하겠다”고 밝혔다./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