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구제역 청정지역을 유지해온 전남에서 불과 3일 동안 5건의 구제역이 발생하는 등 급속 확산하면서 방역에 초비상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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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최초 발생지인 영암에 설정한 3㎞ 방역대를 벗어나 18㎞나 떨어진 무안에서도 구제역이 추가 발생함에 따라 방역당국의 초기 방역 대응이 실패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구제역은 소, 돼지, 양 등 우제류(발굽이 둘로 갈라진 동물)가 구제역 바이러스에 감염돼 발생하는 질병으로 전염성이 강해 국내에선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지정돼 있다.

16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이날 무안의 한 한우농장에서 구제역이 추가 발생했다. 전남에서 5차 구제역 발생이다. 이 농장에서는 한우 69마리를 사육 중이며 전날 농장주가 코흘림 증상을 방역기관에 신고했다. 동물위생시험소의 정밀 검사 결과, 3마리가 양성으로 확인됐다. 5차 발생 농장은 구제역 최초 발생 영암의 한우농장에서 18㎞ 떨어진 곳이다. 방역당국이 설정한 방역대 3㎞를 넘어선 지역으로 추가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무안 농장의 방역대(3㎞) 내에는 총 197호 3만3천여마리(500m 4호 70마리, 500m-3㎞ 193호 3만3천마리)의 우제류(소·돼지·염소)를 사육하고 있다.

무안 한우농장에서는 지난 15일 백신 접종을 마친 만큼 구제역 잠복기에 접종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방역당국은 해당 농장의 한우 69마리를 모두 살처분하는 한편, 반경 3㎞ 내 197호를 방역지역으로 설정해 이동제한 및 소독을 실시하고 있다.

전남도는 무안군과 인접 함평군·신안군의 구제역 위기 경보를 ‘심각’으로 상향했다. 전남에 있는 모든 우제류(소·돼지·염소·사슴 등) 농장, 관련 종사자와 차량 등에 대해 17일 오후 10시까지 36시간 일시 이동중지 명령을 발령했다.

앞서 지난 14일 영암군 도포면의 한 한우농장에서 구제역이 최초 발생했다. 국내에서 2023년 5월 이후 1년 10개월 만의 구제역이다. 15일에는 영암 도포면과 군서면의 농장 3곳에서 구제역 3건이 추가 발생했다.

2차 발생 농장은 15마리, 3차 발생 농장(가족농장)은 471마리, 4차 발생 농장은 29마리를 사육 중이다. 2-4차 발생 농장은 1차 발생 농장에서 모두 반경 3㎞ 이내에 위치해 있다. 당초 방역당국은 2-4차 발생 농장에 대해 양성축 26마리(2차 5마리, 3차 18마리, 4차 3마리)만 살처분 조치했다.

농림축산식품부 검역본부가 구제역 감염원을 찾기 위해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지만 아직 정확한 발생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처럼 구제역이 급속도로 확산하자 전남도는 매일 긴급재난대책회의를 열어 대책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전남도는 오는 20일 전까지 가용인원을 총동원, 영암과 인접 7개 시·군에서 사육 중인 소, 돼지, 염소, 사슴 등 전체 우제류 115만7천두에 대해 백신 접종을 마칠 계획이다.

김영록 지사는 “중앙부처와 도, 시·군이 협업을 강화해 역학조사와 방역 가능 인원을 총동원하는 한편, 시급한 현장 상황은 선시행 후조치하고 농가 준수사항은 1대1 전담공무원을 통해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며 “앞으로 1주일이 중요한 만큼 추가 발생이 없도록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김 지사는 또 “구제역은 백신 접종과 철저한 차단방역으로 막을 수 있다”며 “우제류 농가에서는 전 두수를 빠짐없이 백신 접종하고 의심 증상이 발견되면 방역기관에 즉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