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 활성화는 지자체장뿐만 아니라 지역민 모두의 숙원 과제이다. 그러나 수도권 중심의 산업구조 속에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지역에 기업을 유치하는 일도 어렵고, 기존 산업을 활성화하는 것도 녹록지 않다.

그렇다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창업을 장려하여 새로운 기업을 탄생시키고, 일자리를 창출하면 된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는 창업이 성공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강하다. 이로 인해 창업을 두려워하거나 어쩔 수 없이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창업설명회에서는 성공 사례만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많은 사람이 큰 꿈을 품고 창업에 도전하지만, 현실적으로 창업 후 성공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2023년 기준 우리나라 창업기업의 5년 차 생존율은 33.8%로, OECD 국가 평균인 45.4%보다 11.6% 낮다. 그렇다면 창업을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방법은 없는 것일까?

창업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의 해답은 대학에 있다. 대학에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패기 있는 젊은이들이 많다. 무엇보다 실패하더라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신세대가 집중돼 있다. 또한, 창업 아이템을 현실화할 연구개발 능력도 보유하고 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많은 성공한 창업가가 대학 시절 창업을 시작한 사례가 이를 뒷받침한다.

그러나 대학생들은 현실적으로 창업하기 어려운 여건에 놓여있다. 창업을 위해서는 초기 투자 비용이 필요하며, 마케팅, 법률, 금융 등 다양한 지식도 요구된다. 또한 창업을 위한 인프라와 공간을 확보하는 일도 쉽지 않다. 설사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더라도 학업과 창업을 병행하는 것이 어렵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커 쉽게 도전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대학은 학생들의 창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창업 공간을 제공하고, 필요한 기본적인 지식과 기술을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 무엇보다 대학이 보유한 연구개발 결과와 아이디어를 창업과 연계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또한 지역 내 투자자와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거나 대학 내 펀드를 조성해 학생들이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지자체는 다양한 창업지원 기관을 통해 대학의 창업을 도와야 한다. 창업자와 창업기업의 수를 늘리는 데만 집중하는 성과 중심의 지원에서 벗어나, 수요자의 요구를 반영한 맞춤형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지역 대학생 창업자의 고민을 충분히 파악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무엇보다 지역 산업 및 사회의 문제를 젊은 학생들이 관심을 갖고 해결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지역에서 지자체와 대학은 더 긴밀한 협력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지자체와 대학이 각각 독립적으로 창업지원을 진행한다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창업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지역대학이 창업 교육과 연구를 진행할 때, 지자체는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필요한 자원과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이를 통해 대학이 지역 창업 생태계의 중심이 되도록 해야 한다.

지자체와 대학은 창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역 문화를 변화시켜야 한다. 창업을 취업의 대안이 아닌 독립적인 진로 선택으로 인식하도록 하고, 단순한 도전이 아니라 성장과 기회의 과정임을 깨닫게 해야 한다. 또한 단순한 호기심이나 스펙 쌓기용 창업을 지양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정부는 권역별 창업중심대학을 선정해 운영하고 있다. 이는 대학을 창업의 중심지로 삼아 지역의 우수 기업을 발굴하고 창업 생태계를 조성하려는 노력이다. 이를 통해 지역 청년들이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지역과 사회에 기여할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이디어를 가진 학생들이 부담 없이 창업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