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광산구 도산동 일대 도로 개설 사업이 예산 부족 문제로 수년째 지연돼 주민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

10일 광주시종합건설본부에 따르면 광주송정역 주변 상습 교통정체 해소를 위해 지난 2019년 5월부터 ‘신덕지하차도-송정외로 간 도로 개설’ 사업을 추진 중이다. 사업은 신덕지하차도-송정로52번길과 송정로52번길-송정외로 등 두 구간으로 나뉘며, 약 88.3㎞의 기존 주택가를 양방향 7차로로 정비하고 보행로와 자전거도로를 각각 2m, 1.5m 폭으로 신설하는 게 골자다. 당초 목표했던 사업 마무리 시점은 2021년 12월31일이었으나, 예산 확보 문제로 수년째 미뤄지고 있다.

광주시는 1구간인 신덕지하차도-송정로52번길 구간에 대해 한국토지주택공사가 토지 보상을 먼저 진행하면 추후 그 대금을 지급하고 공사를 하려 했다.

그러나 예상했던 금액(200억원)보다 실제 토지 보상금(320억여원)이 훨씬 커 추가 예산을 확보하느라 지난해 7월에서야 기존 건축물 해체 공사를 시작할 수 있었다는 게 광주시종합건설본부의 입장이다.

같은 문제를 겪은 2구간(송정로 52번길-송정외로)의 경우 지난해 8월 토지 보상금 지급을 대부분 마치고 그 해 11월부터 해체를 시작했으나, 미합의 세대가 이주하지 않으면서 1·2구간 공사는 모두 중단됐다. 이때부터 건축 폐기물 반출·처리도 멈춰 2구간 일대 주민들은 “쓰레기장에서 사는 것 같다”는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실제 이날 오전 찾은 2구간의 한 공사 현장은 건축 폐기물 위로 불법 투기된 것으로 보이는 생활 쓰레기가 더해진 상태였다.

일부 폐건물의 경우 내부가 훤히 드러나 외부인이 쉽게 출입할 수 있는 상태라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인근 주민 김모(62)씨는 “쓰레기 더미가 쌓이면서 일부 사람들이 몰래 폐가전 제품과 생활 쓰레기를 버리고 있다”며 “한 달 넘게 방치돼 있는데 누가 처리하는 건 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주민 정모(58)씨는 “도로를 만든다는 소식에 교통 불편이 해소될 줄 알았는데 몇 년째 감감무소식이더니, 오히려 거리만 더러워졌다”며 “부수다 만 건물이 혹시 무너지진 않을 지 걱정이다”고 우려했다.

이 같은 주민들의 불만과 불안에 대해 광주시종합건설본부 관계자는 “폐기물은 미이주 세대 문제로 공사 중단과 함께 처리가 중지된 상태”라며 “이달 말 공사 재개 시점에 맞춰 폐기물 처리와 현장 정비를 철저히 해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주성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