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경기침체로 광주·전남 지역의 자영업자가 최근 두 달간 5천명이 감소했다.

1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월 광주·전남 자영업자 수는 43만9천명으로 집계됐다.

지역 자영업자 수는 지난해 11월 광주 14만7천명에서 지난 1월 14만3천명으로 4천명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전남은 29만7천명에서 29만6천명으로 1천명 줄었다.

코로나19 시기 일시적으로 감소했던 자영업자 수가 최근 몇 달 사이 다시 급증하면서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이유로 광주시와 지자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등에서는 지난해부터 소상공인 특례보증지원, 창업교육, 경영컨설팅, 시설 개선, 폐업 소상공인 다시 서기 지원, 홍보 지원 등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같은 지원에도 소상공인들은 크게 와닿지 않는다며 기존 영세 자영업자 생존율을 높일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광주 동구에서 지난해 12월 카페를 폐업한 최모(28·여)씨는 “폐업을 지원하고 다시 자영업을 하기 위해 임대료를 지원하는 등의 정책이 있지만 한시적 지원에 그치고 있다”며 “필요한 지원을 막상 신청해도 예산 소진으로 못 받는 경우가 있어 폐업하는 상황까지 가지 않는 현실에 맞는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남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고모(42)씨는 “코로나 때만 버티자며 힘겨운 시절을 보낸 자영업자들이 최근 들어 지속되는 경기침체를 못 버티고 폐업하고 있다”며 “배달 앱 수수료와 배달비 부담이 커진 데다 물가가 많이 올라 원재료비 부담이 늘어난 것이 폐업의 결정적인 원인이다”고 말했다.

이처럼 불경기로 인한 줄폐업에 따른 자영업자 감소는 전국적인 현상이다.

지난 1월 전국 자영업자 수는 550만명으로 이는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을 앞둔 지난 2023년 1월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엔데믹 이후 회복세를 보이던 자영업자 수는 작년 11월 570만여명보다 20만명 이상 감소했다.

자영업자 수는 지난 2008년 600만명에서 2009년 574만명으로 줄어든 이후 줄곧 560만-570만명 수준을 유지하다 2020년 코로나 사태로 550만명대로 감소했다.

이후 엔데믹 직전인 2023년 1월 549만명까지 줄어든 뒤 회복세를 이어오다 작년 말 다시 급감했다.

전문가들은 자영업자 감소 원인을 내수 부진 등 경기 침체 장기화 때문이라며 이들을 위한 일자리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거리두기 등 조치가 해제된 지 오래됐지만 외식 등 외부 소비를 줄이는 소비 행태는 그대로 굳어있다”며 “여기에 고물가와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면서 장사하기가 매우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교수는 “당장 우리 주변에서 배달 로봇이나 키오스크가 사람의 일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영업을 포기한 이들도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일자리 대개혁’ 수준의 중장기적인 일자리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안태호 기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