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극단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빛고을 연극인들의 축제 ‘제39회 광주연극제’가 막을 올린다.

광주연극협회가 주관하는 올해 광주연극제는 다음달 5일부터 11일까지 5일간 빛고을시민문화관과 광산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다. 극단 시민· 바람꽃·진달래피네·청춘·까치놀 5개 극단이 기량을 겨루는 가운데, 대상을 수상한 극단은 오는 5-7월께 인천에서 열리는 제43회 대한민국 연극제에 광주 대표로 출전하게 된다.

먼저 5일에는 극단 시민의 ‘죄와벌’이 무대에 오른다. 작품은 라스콜리노프의 동생 두냐와 소냐가 시베리아에서 만난 후, 과거를 회상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그들이 지나왔던 강렬한 순간이 선명해지며 두 인물은 과거 사건을 바탕으로 라스콜리노프가 걸어온 길과 그 속에서 자신들이 경험한 감정과 고통을 관객에게 전달한다.

6일에는 극단 바람꽃이 작품 ‘우리의 연극은 끝나지 않았어’를 선보인다. 광주에서 활동하는 권지애 작가의 작품으로, 1935년 광주극장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음향 실수로 공연을 망쳐 더 이상 무대에 설 수 없게 된 ‘무등예술단’이 광주극장 내부 공사 마무리를 도우며 벌어지는 일련의 이야기다.

극단 진달래피네의 공연 ‘흑색소음’은 7일 무대에 오른다. 창작초연 작품으로, 연출가 최민 씨가 극작과 연출을 맡았다. 오래된 다리를 사이에 두고 대치하는 군인의 상황을 통해 전쟁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연극이다.

8일 진행되는 극단 청춘의 ‘용을 잡는 사람들’ 공연은 마을을 해하는 검은 용을 잡기 위해 4명의 젊은이들이 천왕산을 오르고, 40년이라는 세월을 천왕산에서 보내는 이야기다.

마지막 날인 11일 극단 까치놀의 ‘꽃며느리’가 대미를 장식한다. 외딴섬을 배경으로 인신매매돼 섬으로 팔려 온 한 처녀를 둘러싸고 세 형제가 벌이는 애욕을 다룬다.

모든 공연은 오후 7시30분부터 시작되며 5·7일 공연은 빛고을시민문화관, 6·8·11일 공연은 광산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다. 티켓 예매는 광주연극협회 전화(062-523-7292) 또는 인스타그램, 네이버폼을 통해 가능하다.

한편 광주연극협회는 올해 광주연극제 관객심사단 모집을 진행 중이다. 전문심사위원이 주는 상과는 별개로 최고의 캐릭터상, 베스트 케미상 등 오롯이 관객 시선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작품을 선정, 시상하는 제도다.

광주연극협회 측은 “지역 연극인과 관객 모두에게 축제의 장이 되길 바란다”며 “5개 단체가 땀 흘려 일궈낸 값진 결과물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