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가 화재 현장에서 인명 수색을 위해 소방 당국이 강제 개방한 현관문 수리비를 배상한다.

24일 광주시 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불이 났던 북구 한 빌라 6세대의 현관문과 잠금장치 수리비 500여만원에 대한 손실보상위원회가 열린다.

인명 수색을 위해 소방관들이 문을 강제 개방하면서 현관문이 파손됐는데, 배상받을 길이 없는 주민들의 지원 요청을 수용하기로 한 것이다.

앞서 지난달 11일 광주 북구 신안동 한 빌라 2층에서 불이 나 건물 내부에 검은 연기가 차올랐다.

당시 소방관들은 현관문을 두드리며 각 세대에 대피를 호소했으나 반응이 없는 6세대에 추가 사상자가 있을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라 현관문을 강제 개방했다.

추가로 발견된 주민은 없었으나 불이 시작된 2층 세대에 거주하던 30대가 숨졌다. 이후 빌라 주민들은 북부소방서에 파손된 현관문과 잠금장치를 배상해달라고 요청했다.

통상 화재 배상은 불이 난 세대 집주인이 보험을 통해 진행하지만, 당사자가 숨진 데다 다른 세대주들도 화재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은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또 소방 활동으로 인한 재산상 피해가 발생할 경우 행정배상 책임보험을 통해 배상받을 수 있으나 이 또한 소방관의 실수나 위법한 행위로 인한 손실만 보전된다.

소방 활동 중 발생한 재산 피해를 보전하기 위한 예산으로 1천만원이 책정돼있지만, 절반에 가까운 수리 비용을 한꺼번에 쓰기에는 과도하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소방 당국이 난감한 처지에 놓였었다.

이후 강기정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불에 뛰어드는 소방관이 보상 걱정까지 해서는 안 된다. 주민의 불가피한 피해도 마찬가지다. 행정에서 책임질 것”이라며 “보험제도와 손실보상 예산으로 시민들의 안전을 지키겠다”고 밝혔다./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