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치워진 곳보다 쌓인 곳이 더 많아요.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발이 푹푹 빠져서 조심히 가야 해요.”

4일 오전 7시30분께 광주 남구 봉선동의 한 이면도로. 밤사이 내린 눈이 일부 치워져 있었지만, 눈발이 계속 날려 삽시간에 도로 곳곳에 눈이 쌓였다.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은 차량 위의 눈을 빗자루로 털어내고 차 유리에 얼어붙은 성에를 제거하며 출발 준비를 했다.

보행자들도 미끄러운 도로에 혹시나 넘어질까 싶어 한 걸음 한 걸음 조심스럽게 내디디며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이날 강추위와 폭설이 겹치면서 시민들은 패딩, 목도리, 마스크를 착용하고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발을 동동 구르며 버스를 기다렸다.

주요 간선도로는 제설 작업이 이뤄져 차량 통행이 비교적 원활했지만, 남아 있는 블랙아이스와 잔설 탓에 차들은 속도를 줄이고 ‘엉금엉금’ 이동했다.

횡단보도를 건너려는 이들은 도로 가운데와 양 끝에 남아 있는 잔설을 피해 조심스럽게 움직였고, 한 어르신은 발등 높이까지 쌓인 눈을 피하려 천천히 걸어가다 신호가 바뀌자 다급히 길을 건너기도 했다.

시민 정모(60대)씨는 “큰 도로는 차량이 지나다니는 부분만 제설이 되다 보니 도로 한가운데와 가장자리는 눈이 그대로 남아 있다”며 “보행자들도 불편 없이 이동할 수 있도록 조금만 더 신경 써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전 10시께 광주 서구 풍암동의 한 골목은 모래와 제설제를 뿌렸음에도 일부 오가는 사람들이 균형을 잃고 휘청거리거나 종종걸음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또 이면도로 위 차선 규제봉으로 조성된 보행자 전용 구간이 눈에 덮여 몇몇 보행자들이 차도를 이용하는 위험한 상황도 연출됐다.

요구르트를 배달하던 한 방문 판매원은 전동카트 바퀴가 눈길에서 헛돌자 급히 브레이크를 잡으며 균형을 잡기도 했다.

이에 도로에 인접한 상가와 주택에서 는 시민들이 빗자루와 삽으로 직접 눈을 치우며 보행로를 확보하려 애썼다.

풍암동에 거주하는 김모(40대)씨는 “집안일 때문에 오후에 출근하는데, 오늘은 버스를 타야겠다”며 “퇴근길도 그렇고 모레까지 눈이 온다고 해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종일 눈이 내리고 쌓인 눈이 쉽게 녹지 않으면서 오후 6시 기준 광주 지역 102개 버스 노선의 시내버스 912대 중 7개 노선 25대가 변경·우회 운영 중이다.

이중 경사진 도로가 포함됐거나 눈·결빙 구간인 광주 북구 충장사, 동구 산수무등파크, 원효사, 광산구 대덕마을-송학, 명화마을-봉정마을 등에서는 운행하지 않는다.

/주성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