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지난 21일 대구 군공항 이전사업 계획을 최종 승인한 가운데 광주 민·군공항 무안국제공항 통합 이전은 한치 앞도 전망하기 힘든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무안군이 군공항 이전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데다, 광주시와 전남도 사이의 관련 논의도 사실상 중단 상태여서 꼬인 실타래를 풀 단초를 마련하기 녹록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2일 광주시·전남도·국방부·국무조정실에 따르면 광주 군공항 이전 논의를 위한 정부 관계기관과의 회의가 국정 혼란으로 모두 연기돼 개최 여부가 불확실하다.

당초 광주시는 오는 2월 초 국방부 주관 군공항 이전 관계기관 협의회에 참석해 군공항 이전 관련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 19일 서울서부지방법원 폭동 사태가 벌어지면서 회의는 잠정 연기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2월 초 광주 군공항 이전 관련 관계기관 협의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서울서부지법 폭동 사태 수습이 우선이라고 판단해 회의를 연기했다”며 “추후 참석 기관 등을 확정하고 다시 일정을 조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12월13일 열릴 예정이었던 국무조정실 주관 범정부협의체 실무회의는 12·3 비상계엄 사태의 여파로 무기한 연기됐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아직 회의 재개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며 “올해 상반기 내 재개할 방침이기는 하나, 아직 국방부, 전남도, 광주시 등과 협의하지 않아 실무적으로 의견을 수렴한 뒤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구성된 더불어민주당 광주·전남상생발전TF 역시 탄핵 정국을 맞으면서 군공항 이전 문제 논의를 중단한 상태다. 재개 시기도 오리무중이다.

광주 군공항 이전 문제는 광주·전남이 수년 째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최대 난제다. 광주시, 전남도, 무안군 간 협의 난항으로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던 상황에서 탄핵 정국까지 겹쳐 논의 자체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12월29일 탑승객 179명이 사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까지 발생해 당분간 군공항 이전 문제 논의의 진전은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정전국 광주시 군공항이전추진단장은 “현재 상황에서는 광주시가 군공항 이전 문제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는 어려운 입장”이라며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원인 규명이 최우선 해결돼야 할 과제로, 이후 무안공항에 대한 안전성을 확보해 인식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광주시민 여론 추이도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지만 언급하기에는 아직 조심스럽다”며 “무엇보다도 모든 과정 속에서 전남도와의 많은 대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김영록 전남지사는 최근 광주매일신문과의 신년인터뷰에서 “무안군민 수용성 확보를 위해 당사자인 광주시가 획기적이고 설득력 있는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며 “광주시가 군공항 예비후보지 선정과 동시에 광주공항의 국내선을 즉시 무안국제공항으로 통합 이전한다는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방부는 전날 대구시가 지난해 3월 신청한 대구 군공항 이전사업 계획을 최종 승인했다.

/김재정·변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