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은 우리 삶을 기록하고 미래를 상상하게 하는 힘이다. 시대를 반영하며 때로는 사회적으로 큰 변화를 이끌어내기도 한다. 개인의 고유한 목소리가 사회의 보편성을 얻는 과정이기도 하다. 대문호인 셰익스피어나 톨스토이는 각기 다른 문화 속에서 인류의 보편적 문제를 탐구했었다. 한국 문학도 우리만의 역사와 문화를 바탕으로 세계와 소통하고 있다.

한국 문학은 고대 신화와 서사시에서 시작된다. 삼국 시대의 서정시와 고려 시대의 향가, 그리고 한문학은 당시 사람들이 자연과 신을 바라보는 시선을 담고 있다. 고려 가요는 서민의 감정을 표현하며 문학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고, 조선 시대에는 문학이 윤리적 가르침의 도구로 활용되었다. 훈민정음으로 한글 문학이 등장하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문학을 접할 수 있게 됐고, 이는 문학의 대중화를 이뤘다. 정철의 ‘사미인곡’은 사랑과 자연을 결합하며 정치적 상황을 서정적으로 상징화한 대표적인 작품이다.

일제강점기에는 저항 문학이 민족적 자각과 독립의 열망을 불러일으켰으며, 현대에는 전쟁의 상처와 고통이 문학 속에 담겨 있었다. 이청준, 황석영, 박완서와 같은 작가들은 사회와 개인의 갈등을 작품 속에 섬세하게 그려냈다. 이들의 작품은 단순히 개인의 이야기가 아니라 한국 현대사의 기록이자 사회적 성찰의 증빙이다.

작가 한강은 이러한 전통을 이어가며 한국 문학의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다. 그의 작품은 인간 내면의 섬세한 탐구와 자연과 인간, 억압과 자유 사이의 갈등을 독특하게 그려내며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세계 무대에서 한국 문학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문학은 시, 소설, 희곡, 수필 등 다양한 형식으로 나뉘며, 각 분야의 걸작들은 인류사에 깊은 흔적을 남겼다. 문학 작품은 종종 영화, 연극, 미술, 음악 등 다양한 예술로 변형되며, 사회적 이슈나 역사적 사건을 다루어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 사회 변화를 이끄는 힘을 지닌다.

문학은 우리 삶의 작은 경험에서 출발한다. 우리가 느끼고 경험한 것을 기록하여 다른 이들과 교감하는 과정이 바로 문학이다. 누구나 글을 쓸 수 있으며, 이는 개인의 이야기를 사회와 공유하는 중요한 수단이 된다. 광주문화재단에서는 2025년에 ‘글빛 마루’라는 문학 인프라를 확충하여 시민들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있다. 이 시기에 자신의 삶을 글로 남기는 것도 매우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글을 쓴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인간의 경험, 감정, 사상, 관념을 표현하는 과정이고 그것이 문학의 본질이다. 어떤 작품은 독자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또 어떤 작품은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며 독자에게 낯섦을 느끼게 한다. 작가의 표현 방식에 따라 독자의 느낌이 달라질 수 있다.

내 어린 시절을 돌아보면, 글쓰기는 소박하게 시작했다. 1970년대 초등학생 시절, 방학이 끝날 무렵 친구들과 모여서 일기를 베끼며 숙제를 했다. 날씨를 기록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지만, 단 몇 글자라도 써 둔 친구가 있으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다. 여름 대청에 엎드려, 겨울 아랫목에 둘러앉아 일기를 쓰던 그 시간이 글쓰기의 기쁨과 어려움을 일찌감치 알게 한 순간이었다.

이렇듯 글쓰기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10년 전 노인대학에서 자서전 쓰기 프로그램을 개설했을 때, 학생들이 처음에는 “내가 어떻게 감히 글을 쓰나” 하고 주저했었다. 그러나 과정을 마치며 팔십 평생의 기억을 글로 간추리고 책으로 만들어낸 학생들은 큰 만족감을 느꼈다. 출판기념회는 온 가족의 축제가 됐다.

광주문화재단이 마련한 인프라 ‘글빛 마루’는 시민들이 책을 읽고 토론하며 글을 쓸 수 있는 공간으로, 새로운 시민 문학인들의 탄생을 기다리고 있다.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세상에 내놓을 수 있다. 잘 쓰고 못 쓰고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히 써 내려가며, 이를 통해 자신과 세상을 연결하는 문학적 경험을 만드는 것이다.

문학은 우리 삶을 더 깊이 이해하고, 세상을 더 세밀하게 관찰하는 새로운 눈을 열어준다. 이러한 문학의 힘을 통해 광주가 문화적 깊이와 풍요로움을 더해가기를 바란다. 한강의 기적이 광주에서 계속 이어지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