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브로커’로부터 승진 청탁성 뇌물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전직 치안감이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광주지법 형사3부(김성흠 부장판사)는 16일 뇌물수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은 A 전 치안감에 대한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A 전 치안감은 광주경찰청장으로 재직 중이던 때 사건 브로커 성모(64)씨로부터 B 전 경감(당시 경위)의 승진 청탁 명목으로 1천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에서 A 전 치안감은 뇌물수수 사실 자체가 없었다고 부인해 왔으나, 재판부는 돈을 줬다는 성씨의 진술에 손을 들어주며 유죄를 선고했다.

쌍방 항소로 열린 항소심에서 재판부의 판단은 180도 뒤집혔다.

재판부는 “브로커 성씨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사정이 있어 보이지만, 사실상 유일한 증거인 성씨의 진술을 믿기 어렵다”고 밝혔다.

승진 청탁 시기·방법, 돈을 건넨 경위·시기 등에 대한 성씨의 진술이 일관성이 없다는 대목에서다.

재판부는 “성씨가 자기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받을 때마다 그 상황을 피하기 위해 진술 내용을 계속 변경한 것으로 보인다”며 “A씨의 승진이 이례적이라고 볼만한 증거도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함께 기소된 성씨와 B 전 경감에 대한 항소도 받아들여 원심을 파기했다.

1심에서 6개월의 징역형을 받았던 성씨는 징역 5개월로, 징역 8개월을 선고 받았던 B 전 경감은 징역 8개월·집행유예 2년으로 각각 감형됐다./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