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살아오신 분인데…. 안타깝습니다.”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참사 5일째인 2일 오전 광주 서구 한 장례식장에서 희생자 A씨의 발인식이 진행됐다.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내는 유가족들과 고인의 마지막 배웅해 함께한 지인은 A씨가 운구된 후 광주 북구 영락공원으로 이동했다.

고요하고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빨간 십자가가 그려진 장례복을 입은 교인들은 고인이 잠든 관을 천천히 들어 화장터로 옮겼다.

화장 전 유가족들과 지인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고인에게 인사와 함께 애도의 말을 건넸다.

고개를 떨군 채 애도의 말을 듣던 유족과 지인들 중 몇몇은 서로에게 기대 눈물을 터뜨렸다.

화장장으로 들어간 고인을 허망한 표정으로 지켜보던 유가족들은 유골함을 받아든 뒤 자리를 떠났다.

A씨의 배웅에 함께한 한 지인은 “그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오신 분인데 너무나 안타깝다”고 애도했다.

A씨 외 다른 희생자 2명에 대한 발인도 이날 이뤄졌다.

같은 날 정오께 무안국제공항. 유가족들은 식구들이 남긴 물품을 돌려받기 위해 참사 현장으로 다시 향했다.

‘마지막 흔적’이라도 간직하겠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버스에 오른 유가족들은 유류품이 담긴 박스를 들고 돌아왔다.

희생자마다 남긴 물품은 달랐으나, 돌려받은 건 주인이 명백히 확인되는 여권과 신분증이 들어있는 지갑 정도로 비슷했다. 일부 유가족의 손에는 네임택이 든 여행용 가방도 들려 있었다.

남기고 간 것이 돼버린 물건들을 받아 든 유가족들의 마음엔 다시 한 번 비통함이 차올랐고 통곡으로 이어졌다.

한 유가족은 텐트 밖이 떠나가도록 구슬피 울며 “나는 어떡하라고”만 되뇌었다.

전남경찰청과 국토교통부 등 당국은 이날은 오후 8시까지만 유류품을 인도하고 나머지에 대해선 다음 날 다시 이어가기로 했다.

또 아직 수습하지 못한 유류품이 있을 수 있는 만큼 공항 옆 유휴부지까지 수색을 확대했다.

이 과정에서 발견된 시신 조각이나 유류품은 DNA 검사 등 필요 절차를 거친 뒤 유가족에게 인계할 방침이다.

/특별취재반=안재영·주성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