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들이 희생자들의 49재까지 만이라도 합동분향소를 운영해 줄 것을 요청했다.

박한식 유가족 대표는 2일 오후 무안국제공항을 방문한 우원식 국회의장,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과의 면담에서 “타 지역 분향소를 철거해도 광주·전남지역 분향소는 지켜달라”고 건의했다.

이어 박 대표는 “장례 절차를 끝내면 더 힘들어질텐데 분향소가 없다면 유가족 간 논의 공간과 달래줄 사람들이 사라지게 된다”며 “일부 유튜버들이 인신공격하는 것도 유가족을 힘들게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우 의장은 “가슴 찢어지는 희생에 대한 공격은 용납할 수 없다”며 “국회대책위원회에서 향후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장관도 “확답할 수는 없지만, 분향소는 단체장 재량에 따라 위치·규모를 조정할 수 있다”며 국가 애도기간으로 지정된 오는 4일 이후에도 지속 운영 가능성을 열어 놨다.

박 대표는 이날 참사 이후 처음으로 기자회견을 갖고 취재진에게 그간의 심정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사고 이후 참담함에 경황이 없지만 우리 유가족은 사고를 당한 분들의 마지막이 조금이나마 편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사고로 희생된 분들에 대한 악의적인 표현과 남은 가족들에 대한 근거 없는 비방을 즉시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유가족을 위로해 준 추모객과 봉사자들에 대한 감사 인사도 전했다.

박 대표는 “우리 가족의 심정은 형언할 수 없지만 국민 여러분들의 위로와 관심 덕분에 버티고 있다”며 “거듭 애도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김영록 전남지사는 이날 무안국제공항 분향소를 찾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우원식 의장을 차례로 만나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수습 대책을 건의했다.

주요 건의사항은 ▲피해 지원 및 재발방지 특별법 제정 ▲추모공원 조성 ▲유가족 긴급 생활비 지원 ▲유언비어·모욕성 게시글 강력 단속 등이다.

/특별취재반=안재영·양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