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무안군 양학리 무안스포츠파크 실내체육관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 분향소 운영 첫날부터 희생자들을 추모하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분향소 앞에 선 조문객들은 하나같이 허망한 표정으로 이루 말할 수 없는 참담함을 표했다.

조문객들은 먹먹한 마음에 위패 앞에 이를 때까지 고개를 들지 못했다. 백발이 성성한 한 어르신은 국화꽃을 받아들면서 터지는 눈물을 소매로 닦아냈다. 한 어르신도 단상 위 길게 놓인 위패들 사이에서 희생자 이름을 찾아 어루만지며 차오르는 눈물을 참지 못하고 비틀거렸다. 다른 조문객은 위패 앞에서 숙인 고개를 오랜 시간 들지 못한 채 비통해 했다.

분향소 운영 시작 후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아 희생자들의 위패 앞에는 조문객들의 안타까운 마음을 담은 국화꽃이 수북이 쌓였다.

목포시에 거주하는 최재문씨는 “아이를 키우고 부모를 모시는 상황에서 이러한 참사가 벌어진 게 마음이 너무 아파 점심시간에 혼자 찾았다”며 “누구한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지만 결코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라고 붉어진 눈시울을 닦아냈다.

신원을 밝히지 않은 채 유가족이라고 설명한 한 어르신도 “슬프고 참담한 마음을 이루 표현할 수 없다”며 “진상 규명을 제대로 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남도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 운영을 시작했다. 분향소에는 희생자 가운데 신원 확인을 마친 141명의 이름이 적힌 위패가 나란히 놓였다. 합동분향소에는 오전 8시 전후로 무안군 새마을회, 전남도자원봉사센터 등 각종 봉사단체에서 300명 이상의 봉사자가 모여 조문객 맞이, 주변 정리 등에 힘을 보탰다.

일반 조문객을 비롯해 우원식 국회의장,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국민의힘 권성동 당대표 겸 원내대표 등 정치권의 발길도 잇따랐다. 이날 오후 6시30분 기준 총 1천800여명이 분향소를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특별취재반=양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