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 속에서도 새해 마을자치의 도약을 위한 준비가 차분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 9월 광주 마을자치 1차 포럼에 이어, 12월4일 광주 주민자치공동체 한마당이, 그리고 12월19일에는 마을자치 2차 포럼이 진행됐으며, 5개 자치구에서도 각각 주민자치회 성과공유회를 갖고 한 해 동안의 성과와 수고를 격려 자축했다.

지난 9월 광주시와 광주시 도시재생공동체센터가 주최한 1차 마을자치 포럼이 열렸다. 여기에서는 현재의 주민자치와 마을만들기 활동의 현황을 차분히 직시하고 과감한 변화와 혁신을 도모하는 용기를 갖고자 주민자치회와 마을활동가들이 난상토론의 공론장을 갖고 연대와 협력의 필요성을 공감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주민자치회와 마을공동체가 처음으로 공동추진위원회를 구성하여 12월 4일 ‘2024 광주 주민자치 공동체 한마당’을 시청 시민홀에서 성대하게 준비하였다. 그러나 12·3 비상계엄 사태로 개막행사는 취소되고, 의욕적으로 마련한 ‘주민자치·마을공동체 우수사례 발표’. ‘주민자치·공동체 박람회 마을상회’, ‘이웃 소통 세미나 소통방 1% 찾기’ 등의 행사만 수많은 주민들의 참여로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그리고 12월19일에는 2차 마을자치 릴레이 포럼이 ‘용기와 실천을 통한 광주 마을자치 성숙과 확장’이라는 주제로 열려 마을자치의 방향성과 국내외 사례를 공유하고 ‘광주형 마을자치 모형’의 발전 방안을 모색하기도 했다.

5개 자치구에서도 1년 성과를 결산하는 자체 성과보고회를 가졌는데, 특히 12월19일 열린 서구 주민자치회 성과보고회에서는 전국 최초로 추진한 18개 마을 BI와 연계한 동별 우수사례들이 발표되어 관심을 모았다. 책 마을 동천동의 ‘내 생애 첫 책 배달’, 풍암동 공간실험 프로젝트 ‘모두모아길 차 없는 거리’, 상무1동의 1인 가구를 위한 ‘모두의 한끼’, 금호1동의 마을상품권과 연계한 ‘나눔의 선순환 희망드림 상생곳간’, 화정2동의 세대공감 ‘꿈지락마을’ 등 주민들의 상상력과 마을사랑이 어우러진 특별한 사례들이 마을자치의 가능성과 마을정책의 다양성를 보여 주기도 하였다.

금년 가을에서 겨울로 이어진 이러한 활동들은 96개 전동 주민자치회 전환 이후 2025년부터 시행할 ‘광주형 마을자치의 방향’을 모색하고, 나아가 한국 지방자치와 자치분권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자 하는 주민들의 열정과 실험 정신을 담고 있다. 여기에서 광주 마을자치가 가야 할 길을 확인할 수 있다.

우선 광주형 마을자치는 지금까지의 협치·동원형 거버넌스에서 각 동 마을의 자치성과 독자성을 최대한 보장하고 확대해 가는 ‘협력 공동생산· 공동창출형 거버넌스(co-produtive, co-creative goverance)’로 변화해야 한다. 시와 자치구 중심의 주민자치에서 동 중심 마을자치에 더 많은 권한과 참여를 확대하자. 동 주민자치회와 마을공동체, 주민단체들이 마을자치의 주체가 되어 마을경제, 마을돌봄, 마을ESG, 마을도서관, 마을교육 등 다양한 마을단위 공공서비스를 공동생산하고 협력 창출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아울러, 기존의 주민자치회도 여러 주민단체를 열린 연대와 협력의 느슨한 네트워크로 융합해 명실상부한 주민대표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 마을의 촘촘한 마을공동체들도 외연 확대로 끼리끼리라는 인식을 불식시켜 마을문제와 의제 공론장에 적극 참여하여 활력을 불어넣어 보자. 광주형 마을자치의 수레는 주민자치회와 마을공동체의 튼튼한 두 바퀴로 굴러간다. 그 수레에 행복한 주민들을 가득 모시고 힘차게 달려가는 새해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