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주택시장이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인한 분양가 상승과 경기 침체에 따른 매수 심리 위축 등으로 얼어붙었다.

전국 광역시 중 최고 수준의 주택보급률·아파트 비율을 비롯 여타 지역보다 많은 지역 건설업체가 주택 과잉 공급을 초래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이에 대한 해법 마련이 시급하다.

26일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 주문석 과장 외 4명이 밝힌 보고서 ‘최근 광주지역 주택시장 부진 요인 및 향후 전망’에 따르면 올해 1-10월 광주지역 주택매매 거래량은 1만4천호이다. 이는 지난해(1만7천호)대비 3천호, 2022년(1만8천호) 대비 4천호, 2021년(3만3천호)대비 1만9천호, 2020년(3만9천호)대비 2만5천호 줄어들었다.

거래량이 줄어들면서 미분양 주택도 급증했다. 지난 2023년 1월 미분양이 291호였다가 1년 후에는 596호, 지난 10월에는 1천270호로 2년 만에 6배 가까이 늘었다. 준공후미분양 주택은 2023년 1월 45호, 지난 1월 221호, 지난 10월 415호로 증가했다.

이처럼 광주지역 주택시장이 부진한 요인은 수요 측면에서 ▲주택가격 하락 전망 우세 ▲아파트 분양가 상승 ▲주택이주 부담 증가 ▲높은 수준의 주택보급률 및 아파트 비율을 꼽을 수 있다.

지난 2022년 하반기 이후 광주지역 가계의 주택가격은 하락 전망이 우세함에 따라 주택 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주택 수요가 저조한 상황에서 아파트 분양가격, 건설자재 가격 상승 등도 주택 수요 위축에 한몫을 했다.

실제 광주 아파트 분양가격은 지난 2019년부터 지속적으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는 시멘트, 철근, 레미콘 등 건설자재 가격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신규 분양가는 상승한 반면 기존 주택은 거래가 감소하고 매매가격도 하락해 주택 이주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 주택매매 가격과 전세보증금 간 차이 확대도 세입자들의 주택구입 부담을 상승시켜 이주 수요를 제약하고 있다.

광주는 전국 광역시 중 2번째로 높은 주택보급률과 광역시 중 가장 높은 아파트 비율인 상황에서 인구 및 2인 이상 가구 수가 감소하고 있어 아파트 수요가 구조적으로 늘어나기 어렵다.

공급 측면에서 부진 요인은 ▲지역 건설사 분양 지속 및 민간공원 개발 ▲지역 건설시장 규모 대비 많은 건설업체 수 ▲주택경기 하강 및 주택공급의 높은 경기민감도 등을 지목할 수 있다.

광주지역 분양물량은 지난 2021년 3천373호에서 2022년 4천489호, 2023년 9천716호, 올해 1만2천529호로 급증했다. 또 2023년 이후 입주물량도 2025년 4천526호, 2026년 1만908호, 2027년 4천454호가 예정돼 있다.

지역 건설시장 규모 대비 많은 건설업체 수도 주택시장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 광주지역 건설업 GRDP 1천억당 건설업체 수는 322개(2020년 기준)로 6개 광역시 중 가장 많은 수준이다.

또 지역 건설시장에 수도권 소재 건설사들도 참여하면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주택경기가 양호했던 2020-21년 착공된 주택들이 주택경기 하강에 따라 미분양 상태로 남아 주택시장의 과잉공급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지역 주택시장의 수급불균형이 완화될 수 있도록 경영개선이 어려운 건설사에 대한 업종전환 지원 등 시장의 구조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 관계자는 조언했다.

또 인구 및 가구 구조 변동에 따른 주거 수요 변화에 발맞춰 주택공급 행태를 바꿀 필요가 있다며 늘어나는 1인 가구 수요 충족을 위해 소형 아파트 또는 비아파트 주택 공급 비중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임채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