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소멸 최대 위기 지역인 전남도가 ‘생활인구’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생활인구는 주민등록인구에 근무·관광·휴양 등의 목적으로 일정 기간 방문한 체류 인구를 합한 개념이다.

25일 전남도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까지 생활인구 유입 종합계획을 수립,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종합계획 수립을 위해 전남도의 의뢰로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이 올해 수행한 ‘전남도 데이터 기반 생활인구 활성화 방안’ 정책 연구 용역 결과, 전남 일평균 생활인구(시·군 집계, 2023년 4월 기준)는 397만8천109명이다. 같은 달 기준 전남 주민등록인구(181만3천439명)와 비교할 때 2배를 훌쩍 넘긴 수치다.

특히 전남지역 생활인구 유입을 위해 ▲비정기적 생활인구 경제 활성화를 통한 지역 활력 증진 ▲지역간 연계 관광사업 체류 기간 확대 ▲정기 생활인구 유입을 위한 방문 편의성 증대 ▲지역 고유성 확대 살고 싶은 생활권 조성 등을 제언했다.

전남도는 용역 결과를 보완하는 한편, 실·국별 사업 고도화, 전문가 의견 수렴 등을 거쳐 생활인구 종합계획을 완성할 방침이다.

정주인구의 경우 교육, 보건복지, 문화 등 생활인프라가 유입의 필수 조건이지만, 생활인구는 관광·워케이션 등 지역 자원을 통해 비교적 쉽게 유치할 수 있어 지역 소멸을 막기 위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정부가 내년부터 보통교부세 산정 기준에 생활인구를 반영키로 해 지자체 입장에서 생활인구 확대가 필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전남도가 생활인구 확대에 공을 들이는 것은 심각한 인구 감소 때문이다.

지난달 기준 전남 인구는 178만9천610명으로 2020년 12월 이후 47개월 연속 반등 없이 줄어들고 있다. 전남 인구는 2004년 200만명 선이 깨진 데 이어, 2017년엔 190만명, 올해 3월엔 180만명 선까지 붕괴됐다.

인구 규모가 비슷한 타 광역시·도와 비교해도 전남의 인구 감소세는 뚜렷하다. 2000년 전남 인구는 213만명으로 강원(155만명), 충북(149만명)과 50만명 이상의 격차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달 기준 강원(151만8천700명), 충북(159만1천100명)과의 인구 격차는 20만명 수준으로 줄었다.

통계청은 장래인구추계 통계를 통해 2052년 전남 인구가 149만명까지 급감해 150만명 선이 붕괴될 것으로 전망했다. 생산연령(15-64세) 인구 비중은 2022년 64.5%에서 2052년 44%로 감소하는 반면,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은 22.4%에서 49.6%로 2배 이상 증가를 예측했다.

현재 전남도는 체류형 생활인구 확대 시책으로 ‘전남 사랑애(愛) 서포터즈’ 100만명 육성, 타 시·도 유입 귀농어귀촌인 대상 ‘만원 세컨하우스’, ‘전남에서 살아보기’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일선 시·군도 지역별 장점을 바탕으로 시행 중인 생활인구 유입 시책을 통해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곡성군의 ‘워크빌리지 in 곡성’이 대표적이다. 곡성군은 섬진강·동악산 등 자연경관을 활용한 15개 동 규모의 생태체험 휴식형 워케이션 거점을 통해 2022년 46개 기업 187명, 2023년 49개 기업 345명, 올해 10월 기준 61개 기업 214명의 생활인구를 유입시켰다.

강진군도 관광객을 통한 생활인구 증가로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지난 2월부터 여행 금액의 절반을 모바일 강진사랑상품권으로 돌려주는 ‘누구나 반값 여행’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1-11월 기준 강진을 찾은 관광객 수는 267만명으로 지난해 동기 213만명 대비 25% 증가했고 지역화폐 사용량(9월 기준) 10%, 카드 매출(상반기) 2.6% 상승 등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까지 견인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정부 생활 공모사업 대행, 전남형 생활인구 유입 시책 발굴·고도화 등 실효성 있는 생활인구 확대를 위한 개선 과제를 지속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양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