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과 부하 직원에게 갑질을 일삼은 별정우체국장에 대한 해임 처분은 정당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광주지법 행정2-3부(이민수·김정숙·이상현 부장판사)는 23일 화순군 한 지역 별정우체국장 A씨가 전남지방우정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해임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14년부터 국장으로 근무하다 비위 적발 등으로 올해 해임되자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적발된 비위는 예산 목적 외 사용, 공금 횡령·유용, 예금모집수당 착취, 보험계약 모집자 부당 등록, 부당 업무지시, 직장 내 괴롭힘 등이다.

일례로 A씨는 우체국에 비치된 불우이웃 성금함을 개봉해 300여만원 성금을 전임 국장에게 보내거나 퇴직 직원에게 위로금으로 줬다. 또 직원들이 받은 예금모집수당 700여만원도 반납하게 해 가로챘고, 부하가 모집한 보험 계약 실적을 자신에게 등록하게도 했다.

이 밖에도 A씨는 노조에 가입한 직원들에게 탈퇴를 강요하거나 육아휴직 사용에도 압박을 가했는데, 일부 직원은 이 같은 갑질에 퇴직하기도 했다.

내부 고발로 징계를 받게 된 A씨는 사유 대부분 사실과 다르고, 맞더라도 해임 처분은 과하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징계 사유 대부분 합당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직원에 대한 존중과 배려의 태도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데다, A씨가 피해 직원을 관리·감독해야 하는 별정 우체국장이라는 중요한 직책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판시했다.

한편 별정우체국은 우체국이 없는 지역 주민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민간인이 국가로부터 위임받아 체신 업무를 수행하는 곳이다. 국장 등 임직원은 준공무원 신분에 해당한다./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