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법원이 2주간 동계 휴정기에 돌입했다. 다만, 휴정기 직후 정기인사가 예정돼 있어 일부 재판부는 공판을 속행하고 있다.

특히 공직선거법 위반 등 주요 재판을 맡고 있는 재판부 등은 인사 이동 전에 결론을 내리겠다는 방침이어서 다음 해 1-2월 선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광주고법은 이날부터 다음 해 1월3일까지 휴정기를 갖는다. 이 기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등 긴급을 다투는 사안에 대한 심사는 평소처럼 이뤄지나, 변론기일 등 일반적인 재판 절차는 중단된다.

그러나 휴정기는 의무가 아닌 권고 성격이라 재판이 열리기도 한다. 실제 휴정기 첫 날인 이날 광주지법 형사11부와 형사8단독 재판부는 각각 변론 기일을 열었다.

이 중 형사11부는 동계 휴정기 후 인사 이동이 유력한 재판부여서 담당 사건을 최대한 처리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형사11부는 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참사의 책임을 법인 3곳(HDC 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가현건설산업·㈜건축사무소광장)과 피고인 17명에게 묻는 재판의 1심 선고를 발생 3년여 만인 다음 해 1월20일에 하는 곳이기도 하다.

법인 3곳은 주택법 위반 등 혐의로, 피고인 17명은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됐다. 앞선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 모두에 대해 전부 유죄라고 강조했다.

현산은 다음 해 2월6일 광주고법 형사1부에서 9명이 숨지고 8명이 다친 ‘학동 4구역 붕괴 참사’에 대한 항소심 판결도 받는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4·10 총선)에서 당선됐으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직위 상실 기로에 선 현역 의원들에 대한 1심 선고도 휴정기 후 이어진다.

가장 빨리 선고가 내려지는 피고인은 더불어민주당 김문수 의원(순천·광양·곡성·구례갑)이다. 김 의원은 4·10 총선 전 자신의 SNS에 방송사 자체 여론조사 결과를 간접적으로 공표하는 내용의 글을 올린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벌금 300만원이 구형된 김 의원에 대한 선고는 1월9일 광주지법 순천지원 형사1부에서 이뤄진다.

권리당원에게 이중 투표를 유도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민주당 신정훈 의원(나주·화순)은 1월17일 광주지법 형사12부에서 1심 판결을 받는다. 최근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신 의원에게 벌금 500만원을 구형했다.

형사12부는 회계 책임자가 선거 비용을 초과 지출하면서 자신도 그 결과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는 민주당 박균택 의원(광주 광산갑)의 명운을 2월7일 가른다. 최근 해당 재판에 증인으로 서기도 한 박 의원은 자신에게도 책임이 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선고 기일은 아직 잡히지 않았지만, 안도걸(광주 동남을)·정준호(광주 북구갑) 의원의 공선법 위반 재판도 맡고 있는 형사12부가 1월 한 달간 집중 심리에 나서기로 한 만큼 이들에 대한 1심 판결도 2월 중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