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서남권 숙원 사업 중 하나인 신안 흑산공항 착공이 결국 또 다시 해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항공기 규격 상향에 따른 공항 규모 확충을 위해 총사업비가 1천833억원에서 6천700억원으로 4배 가까이 늘어나면서 필수 절차인 기획재정부의 총사업비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올해 안에 마무리되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27일 전남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8월 흑산공항 규격 확대 및 실시설계 계획을 수정했다.

당초 50인승으로 설정했던 항공기 규격을 80인승으로 상향하고 활주로 종단 안전구역은 30m에서 90m로, 착륙대는 50m에서 120m로 대폭 확대됐다. 이는 전세계적인 50인승 항공기 생산 중단과 사업성 부족에 따른 것이다.

공항 규격이 커지면서 총사업비 규모도 큰 폭으로 늘었다. 실시설계적격자인 금호컨소시엄은 올해 8월 제출한 실시설계서를 통해 총사업비를 기존 1천833억원보다 4천867억원 증가한 6천700억원으로 변경했다.

기획재정부는 사업비 증액 규모가 워낙 커 총사업비 협의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KDI에 분석을 의뢰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에 따라 11월 초 시작된 기획재정부 총사업비 협의가 언제 결론이 날 지 예상하기 힘들다는 게 전남도 관계자의 설명이다. 사실상 연내 착공은 물건너 갔다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흑산공항은 신안군 흑산면 예리 일원 60만㎡(21만평) 면적에 1천200m 연장의 활주로(폭 30m)를 갖춘 소형공항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초기 계획 상 예상 공사 기간은 3년이지만 사업 규모가 커지면서 공기 역시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개항 시기 역시 미뤄질 수밖에 없다.

그동안 흑산공항은 다도해해상국립공원 내에 속한 지리적 특성 상 환경단체의 반대 등으로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지난해 1월 국립공원위원회 심의를 통과했고, 같은 해 5월 국립공원 구역 해제 고시로 조기 착공이 기대됐다.

흑산공항이 건설되면 현재 서울에서 흑산도까지 배편 등으로 6시간 이상 걸리던 이동 소요 시간이 1시간대로 단축돼 교통약자인 오지·도서 주민과 관광객의 이동권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흑산권역의 유일한 교통수단은 선박으로 연간 결항률이 52일에 달한다. 1년 중 평균 110일은 기상 여건 등으로 반나절 이상 통제되고 있다.

흑산도는 수려한 다도해 경관을 자랑하는 해상국립공원지역으로 관광객이 몰리고 있지만 접근성 부족으로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흑산공항 건설에 따른 생산유발효과는 1천535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는 645억원, 취업유발효과는 1천189명 등으로 분석된다.

전남도 관계자는 “일단 올해 착공은 힘든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사업비가 큰 폭으로 늘어나 기획재정부가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국토교통부의 사업 추진 의지가 확고한 만큼 내년엔 착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