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광주사업장 생산 물량 일부를 해외로 이전하기로 했다. 전체 시설과 규모에는 변동이 없으며 프리미엄 가전 전략에 따른 재배치로 라인 최신화 작업을 준비한다고 하지만 지역 경제의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 협력업체에 미치는 영향 등을 엄중하게 분석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정진욱 의원(광주 동남갑)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위기에 처한 광주의 가전산업을 반드시 지켜내겠다”면서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했다. 또 광주시의회 박수기 시의원은 임시회 본회의 5분 발언을 통해 “2010년, 2014년, 2016년에도 단계적으로 생산 규모를 축소했다”면서 단순한 물량 조정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반면 사업장 측은 “거점 간 물량 이동은 경영상 판단에 따라 늘 있는 일”이라는 입장이다. 강기정 시장도 페이스북에 “사업장이 커지고, 광주 제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삼성전자, 협력사와 함께 노력하겠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광주에서 생산 중인 냉장고 구형 모델 2개 라인을 빠르면 11월부터 멕시코로 옮겨간다는 방침이다. 물류비 절감 차원으로 북미 시장에 수출하는 20만-30만대로 전해졌다. 그러나 협력업체 측은 50만대(20만대는 단종, 30만대는 이전)로 추정하고 있다. 올해 광주공장의 냉장고와 김치냉장고 140만대의 30% 이상에 해당한다. 특히 과거에도 라인을 해외로 이전하며 생산물량을 점차 줄여왔다는 점을 지적한다. 협력업체에 7, 8월에 이미 통보된 상태로 적잖은 타격이 예상되고 있는데 광주시는 기본적인 동향 보고조차 없었다는 비판도 나온다. 대유위니아 사태로 위축된 경제의 주름살이 더욱 깊어질까 걱정스럽다.

지역 제조업 매출액의 16%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에는 3천명 이상이 근무 중이며, 50여 협력업체 등 가전산업 종사자만 8천명이 넘는다. 신형 모델을 도입한다고 해도 당장의 손실 정도를 추산하기 힘들다. 납품이 급격히 감소하면 무더기 도산과 실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 거래처에도 연쇄 파급된다. 광주시의 적정한 대책을 촉구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