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광주에서 열리는 한국시리즈를 직관하게 돼 가슴이 두근거려요.”

2024 신한 쏠뱅크 KBO 한국시리즈(KS) 1차전이 열리는 21일 오후 광주 북구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는 ‘V12’를 기대하는 KIA 타이거즈 팬들의 열기로 뜨거웠다.

입장은 경기 시작 시간인 오후 6시30분 2시간 전부터 가능하나, 팬들은 이미 2-3시께 기아챔필을 찾아 각자 좋아하는 선수의 유니폼을 입은 채 경기장 바깥 곳곳을 누비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몇몇 팬들은 경기장에서 울리는 KIA 타이거즈 대표 응원곡인 ‘삐끼삐끼’에 맞춰 춤을 추거나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했다.

응원 팻말을 제작하는 부스에서 팬들은 ‘사자보다 호랑이가 더 쌤~’, ‘KIA V12 4차전 안에 끝, 통합 우승하자’, ‘최강기아’ 등을 적으면서 승리를 기원했다.

광주 북구에서 온 이종수(42)씨는 “티켓 예매를 위해 전날 피시방에서 노트북과 휴대전화까지 모두 동원한 끝에 겨우 확보했다”며 “7년 만에 광주에서 열리는 한국시리즈에 심장이 두근거린다”고 상기된 얼굴로 말했다.

전날 예매된 표가 취소될 경우 경기 시작 2시간 전 현장 구매가 가능해 혹시 있을지 모를 티켓을 구매하기 위해 매표소 앞에서 기다리는 팬들도 있었지만, “표가 없다”는 안내원의 말을 듣고 모두 발걸음을 돌려야만 했다.

대구 등 다른 지역에서 일찌감치 찾아온 원정팬도 다수였다. 삼성 라이온즈 원정 응원단도 경기 시작 30여분 전부터 응원석에 모여 응원가를 연습하는 등 ‘홈 팀’ 못지 않는 열기를 보였다.

대구에서 온 강신혁(26)씨는 “마침 시험이 끝나 삼성의 우승을 응원하고자 아침부터 일찍 준비했다”며 “라이온즈가 좋은 경기를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두 손을 모으며 기원했다.

원정 팬까지 몰린 한국시리즈의 열기는 지역 상권에도 영향을 미쳤다.

광주기아챔피언스 필드 주변인 북구 신안동과 용봉동의 숙박업소 대부분은 이날 숙박 예약이 불가능한 ‘만실’ 상태였다.

한 숙박업소 관계자는 “얼마만의 평일 만실인지 모르겠다”며 “이틀간 광주에서 진행되는 한국시리즈를 보기 위해 타지에서 온 손님들이 많은 것 같다”고 귀띔했다.

경기장 주변의 음식점 역시 경기 시작 시간에 맞춰 평소보다 일찍 문을 여는 등 손님맞이에 분주했다.

임동의 한 음식점 주인 이모(40대)씨는 “대형 스크린이 있어서 그런가 지난 주말부터 예약 문의가 잇따랐다”며 “불경기 속 KIA 타이거즈 덕에 ‘특수’를 맞아 감사하고, 지역민으로서 즐겁다”고 웃어 보였다.

한편 광주관광공사가 한국시리즈 예매에 실패한 팬들의 아쉬움을 달리기 위해 김대중컨벤션센터 광장에 마련한 ‘기아와 함께하는 한국시리즈 광장응원전’에도 1천여명이 함께 했다.

팬들은 경기 시작 전부터 연신 “KIA 화이팅!”을 외치며 타이거즈가 올해 꼭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려주길 바랐다.

정은지(22·여)씨는 “표를 구하지 못했지만 대형 전광판을 보면서 친구들과 함께 응원할 수 있어서 만족한다”며 “올해 꼭 ‘V12’의 역사가 써졌으면 한다”고 소원했다./주성학 기자